이환채(시인)

 
 

가끔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빨에 묻은
슬픔과 분노같은 것
잘근잘근 씹으며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가끔은
새로 태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알을 품는 새의 품속에서
생존의 법칙같은 것
재잘거리며 다시 배워 새롭게
태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문득 문득
속빈 강정같은 
홀씨의 마음으로
세상을 하얗게 비우고 싶을 때
가끔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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