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신(해남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

 
 

저는 아이들과 부모. 보호자, 청소년지도자들과 만나 일을 합니다. 주로 문제를 가지고 만납니다. 저희 상담자들이 실현하려고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가지지 않도록 변화를 위한 시도를 하고, 작은 변화라도 꾸준히 지속할 수 있도록 자발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 힘을 갖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이 개인부터 시작하여 부모, 가족, 청소년이 소속한 집단의 지도자까지 범위를 넓혀 상담합니다.

저는 문제라고 하는 것이 개인의 책임을 벗어나는 것이 많고 문제에 영향을 주고 지속시키는 주변 환경이 변하지 않으면 한 사람의 노력은 좌절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노력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협력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변화를 지속시키기 유리합니다.

'문제아'라고 하는 아이를 둘러싼 체계의 변화, 시스템을 악순환에서 선순환으로 바꾸는 작업을 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서로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수용하고 협력하고 신뢰받고 신뢰하는 경험을 갖게 합니다. 구성원 각자는 자기 가치감과 유능감이 생기고 공동체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능력은 높아집니다.

관심을 갖고 보게 되면서 저는 우리군 해남은 급한 '문제'가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동안의 우리군의 단체장들과 기초의회 의원들의 문제와 책임은 큽니다. 최근의 문제가 아니고 오래 누적된 고질적인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오래된 병은 치료하는데 시간과 돈과 노력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시작하지 않으면 희망은 없습니다.

최근에 2016년 6월에 제정된 '해남군 지방분권 촉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문재인정부의 개헌안에는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방향의 조항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군의 민주주의 자치역량은 어떤가를 생각해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군정 운영내용과 과정을 보면 무늬만 민주적 방식이고 자치역량은 더 끌어올려야 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문제가 지속되지 않게 멈추고 더 확대될 지방분권에 대한 준비는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 당사자는 아니지만 사실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은 우리 군민들이며 변화를 위해 나서야 하는 것도 우리들입니다. 우리의 책임과 노력을 미룬다면 가장 크게 손해를 보게 되는 것도 군민들이라는 생각의 변화가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군민, 시민들의 민주적인 자치역량이 지역 발전의 격차를 크게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불량한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퇴출시키는 직접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6월 지방선거는 당연히 참여해서 신중하게 뽑아야 겠지요. 우수한 단체장과 지방의원이 탄생하도록 돕는 것은 개인의 뛰어남보다 우리 군민들의 협력이 훨씬 중요하며 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거가 끝나면 알아서 잘하겠지 손 놓으면 안됩니다. 우리 마을과 면에 우리군 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고 지혜를 보태야 합니다. '우리군은 왜 이럴까'가 아니라 '이렇게 하니까 되는구나, 되겠구나' 하는 경험들이 쌓이게 되면 민주적인 자치역량이 커지고 도시에 비해 불리한 여건이나 부족한 자원이 있지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공동체내에 서로에 대한 믿음은 커지고 문제 해결은 쉬워지고 힘은 덜 들겠지요. 저는 우리가 책임을 미루고 비난하는 것을 멈추고 변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작은 노력들을 멈추지 않는다면 체계는 변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열린 체계로의 발전은 계속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희망을 함께 할 분들이 해남에 많이 계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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