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건물 매입 안돼 차질우려
교통혼잡·새로운 볼거리 부족

▲ 해남군이 노후화된 매일시장에 대한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 해남군이 노후화된 매일시장에 대한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노후화된 매일시장에 대한 시설현대화 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위생과 안전에 대한 대책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화사업으로 상인들과 기존 이용 고객들의 편의는 높아지겠지만 새로운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

특히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건물들을 매입하지 못한 상태다보니 당초 예상보다 부지면적이 나오지 못해 용적률 등 법적 제한으로 사업에 한계가 뒤따르고 있으며 자동차 출입로도 마땅치 않아 현대화 사업 이후에도 교통 혼잡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해남군은 지난 13일 매일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주민설명회를 문화예술회관에서 가졌다. 군은 노후화돼 안전과 위생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매일시장에 대해 95억원(지특 46억2000만원, 군비 48억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부지를 확장하고 재건축할 계획이다.

부지는 3365㎡, 연면적 2321㎡의 지상 2층 규모로 1층은 상가 53곳을 입점할 수 있도록 하고 2층은 카페와 옥외주차장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또한 문화광장과 상징조형물,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도 들어선다. 입점 상가 개수는 면적과 상인들의 입점 의향 등 조사를 통해 확정했으며 수산·반찬·통닭 등 업종별 배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대화사업이 진행되는 도중에는 인근 주차장을 임시 시장으로 활용하고 사업 완료 후에는 가설점포와 노점상인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의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매일시장 현대화 사업에 대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는 것에 비해 효과가 미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군은 당초 2~3층 규모의 건물과 주차장을 계획했지만 인근 부지 매입에 실패하면서 규모가 축소됐다. 특히 이로 인해 시장부지 주변을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다 보니 주차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진입도로 개설도 여의치 않다.

현재 군이 계획하고 있는 진입도로는 천일식당 옆 예전 탁구장이 있던 상가 건물이다. 하지만 건물주가 보상을 위한 물건조사 자체도 거부하고 있어 매도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사실상 군이 주차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하지 못하면 현대화사업에 주차장을 제외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사업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군은 계속해 협의보상에 나서는 한편 개발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사업인정고시를 받아 경우에 따라 수용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총 매입대상 부지 24필지 3365㎡ 중 58.5%인 14필지 1971㎡의 부지를 매입했다.

이곳을 진입도로로 하더라도 도로가 좁고 수십억원을 들여 녹색디자인거리를 조성했던 구간이다보니 교통 혼잡이 오히려 지금보다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다. 또한 현대화 사업으로 조성되는 주차대수가 장애인 포함 33대에 불과해 자칫 인근 상인들의 주차장으로 이용될 경우 정작 시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주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군 관계자는 "현재 부지로는 상가와 주차장 확보를 위해 건물을 더 높일 경우 오히려 투자대비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결론이다"며 "부족한 주차장은 기존 매일시장 주차장에 국비를 확보해 주차타워를 건립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한 비좁은 해남천 옆 도로에 대해서는 이후 해남천 일부를 복개해 도로 폭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작은 공연장만 조성된 채 당초 검토됐던 작은영화관 등 문화시설이 계획에 포함되지 않아 지금보다 여건은 개선되겠지만 정작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높다. 사실상 매일시장 활성화 여부에 따라 인근 상권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매일시장 인근 상인들의 관심도 높은 실정이다.

차량출입로 확보 여부가 관건
예산 투자 비해 빈점포 우려도

또한 현재 매일시장내와 주변 가설점포, 노점상 등 70여명이 장사를 하고 있는데 입점할 수 있는 점포수가 53곳에 불과해 입점을 놓고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반찬과 통닭, 수산물 등 현재 매일시장에서 판매되는 물품들만 입점하다보니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는 마트와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높다.

특히 현대화사업이 완료되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으며 시설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도 필요한 만큼 입점업체들로부터 임대료를 받게 되는데 지금은 입점을 희망하지만 정작 임대료에 따라 입점을 포기하는 상가도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해남읍 5일시장 어물전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장옥을 건립했지만 건물 안보다 도로가가 주민들의 이동이 많아 정작 상인들이 들어가지 않고 여전히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어 매일시장도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 씨는 "매일시장도 처음에는 시장 안이 활성화됐지만 주변에 노점상이 생기면서 이용자들이 시장 안까지 들어오지 않아 시장 안이 침체됐고 지금은 빈점포가 많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임대료를 내고 안으로 누가 들어 갈려고 할지 의문이며 막대한 예산만 투자된 채 또 다시 텅텅비는 것 아닌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군은 빈점포가 발생하면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일각에서는 매일시장을 현재 오일시장 부지로 옮겨 상설시장과 비상설시장을 연계해 운영하거나 오일시장을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버스 주차장 등을 갖춰 외곽으로 옮겨가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군은 매일시장 주변 부지에 대한 협의매입을 추진하는 한편 오는 4월 전남도 디자인 및 경관심의, 5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인증 심의, 군관리계획시설 사업실시계획 인가 및 고시 등을 거쳐 내년 8월부터 이후 재건축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추진사항에 따라 임대료를 책정하게 된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김병덕 군의원은 현재의 계획으로는 교통과 주차 등 문제가 개선되지 못하고 사실상 마트와의 경쟁에서 전통시장이 우위에 설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오늘 의견을 반영해 계획을 다시 수립해 설명회를 다시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매일시장은 지난 1981년 상설시장으로 등록됐으며 당초 상인들이 개별적으로 부지와 상가를 구입해 운영했지만 지난 2015년 29억원의 예산으로 기존 매일시장 부지 1084㎡를 군이 매입해 공설시장으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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