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기는 가운데 다윗의 별과 위아래에 파란색의 띠가 그려져 있다. 다윗의 별은 6각의 별모양 육망성(Hexagram)으로 삼각형이 서로 엮여진 끝이 여섯 개인 모양을 하고 있다. 다윗왕의 방패 문양이었다고 전해지지만 기원은 분명하지 않고 유대교 회당 건물에 장식되어진 것이 가장 오래된 고고학적 사료이다. 아래의 파란색 띠는 유대교 남성이 예배시 사용하는 탈리트를 나타낸다.

2차 세계대전 홀로코스트당시 모든 유대인들은 별 가운데 유대인(JUDE)이라 쓰여진 노란색 다윗의 별을 가슴에 부착하도록 강제되었다. 그들은 대 학살극 속에서도 그 별을 수치로 여기기 보다는 민족적 자부심의 상징으로 여기며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갈 희망의 날을 기다렸다.

1891년 디자인되어 1897년 1차 시온주의자 회의를 상징하는 깃발로 채택되고 2차 세계대전 중 의용군 군기로 사용되다 1948년 건국된 이스라엘의 국기로 정식 제정되었다.

보수우익 태극기 집회에 대형 이스라엘 국기가 등장하여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외신에서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본다. 도대체 집회현장에 이스라엘 국기는 왜 등장하는 것일까.

첫째, 성서를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왜곡된 근본주의적 신앙의 발현이다. 이스라엘은 '믿음의 조상'이라 불리우는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사냥에서 막 돌아온 허기진 쌍둥이 형에게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사들인 이야기로 유명한 야곱은 고대 이스라엘 왕들의 선조이며 유대인들의 선조이다. 그의 12아들이 이스라엘 12지파의 조상이 되었다. 요한계시록에 최후의 심판날 12지파당 1만2천명씩 14만4000명만 구원을 받게 된다고 믿는 근본주의자들은 자신들을 선택받은 선민 이스라엘과 동일시 한다.

둘째, 집회참가자의 주류를 이루는 '기독교', '우익보수', '친미성향' 이라는 공통분모에 이스라엘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을 '동방의 이스라엘' 이라 칭하며 미국은 가난과 공산주의로부터 우리를 구해준 절대 선이고, 구원자로 여기기 때문이다.

셋째, 종교의 역할과 사명에 대한 몰이해가 가져온 희극적 장면이다. 이스라엘 국기가 시위집회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17년 1월경 이었다. 당시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미스바 대각성 구국기도회 및 애국집회" 현장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좌우에 두고 이스라엘 대형국기가 놓여져 있었다. 시위대는 집회 후 성조기 와 이스라엘국기를 들고 시청에서 서울역까지 행진을 했었다. '미스바(mizpah)'는 성서에 자주 등장하는 지명으로 는 히브리어로 '파수대(watchtower)' 라는 의미이다. 교회가 각성해 종북세력으로 부터 나라를 지키자며 박근혜정부의 탄핵을 요구하던 촛불집회에 맞불을 놓는 의미로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모습은 사회갈등을 유발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행위이다.

이스라엘 국가(國歌)에는 "2천년의 희망은 자유민으로서 살아가는 것 시온의 땅, 예루살렘의 땅에서" 구절이 있다. 기독교는 사랑과 평화의 종교임에도 디아스포라(離散)의 아픔을 겪었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억압하면서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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