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신(해남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

 
 

6월 선거를 앞두고 군의원, 도의원, 군수 등에 입후보자들이 나왔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분들의 면면을 보고 어떤 생각, 어떤 느낌이 드는지요? 저는 사실은 답답하고 두렵습니다. 해남에 희망이 생길 수 있을까 하는 좀 극단적인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성실한 일꾼이 되어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던 분들이 길을 벗어나서 힘을 잘못 쓰고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을 봐왔습니다.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느낌은 저만의 것일까요?

군민들의 인내심이 참 많은 건지, 대안이 없으니 모르겠다 고개를 돌리고 있는 건지요? 이번 분들은 다를 거야 거짓 희망으로 우리 자신을 속일 수 있을까요?

자신의 역할은 던져두고 내 편, 내 표가 되어줄 사람들의 민원해결사, 브로커 노릇을 기꺼이 자랑스럽게 하고 있는 군의원, 도의원, 군수, 국회의원을 우리는 계속 봐왔습니다. 비정상적인 이런 활동이 해남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의 당연한 활동과 역할로 자리잡은 것은 왜 일까요?

누워서 우리 얼굴에 침 뱉는 거지만 먼저 우리 지도자들이 비상식적이고 뭘 모르고 비도덕적인 이기적인 사람들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그들을 비난하고 욕하는 것이 우리가 선택하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당연히 군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지도자들은 비난받아야 마땅하고 스스로 책임져야 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해남에서는 군민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더 이상 폐 끼치지 않는 성숙한 방식으로 책임지는 지도자들을 우리는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법으로 억지로 끌어내야 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뽑은 지도자들이 책임지는 방식이었고 이것이 문화입니다. 정치인들은 부끄러움을 몰라야 한다고 다짐하고 그렇게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뽑은 지도자들이 정말 나쁜 사람인 것이 확실할까요?

친절하고 적극적이며 작은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고 그것이 무엇이든 서로 좋자고 도와줄 방법을 찾는 분들인데요. 정말 비상식적이고 뭘 모르고 비도덕적이고 이기적인 사람들은 우리가 아닐까요?

나와 단체, 업체의 이익을 챙기려고 공정하게 경쟁하거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쉽게 처리하려고 정치인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깁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찾아가보라는 조언도 당연하게 합니다. 일이 잘 안되고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것이 힘 있는 사람들의 손을 빌리지 않아서인가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민원을 해결해주지 않는 정치인은 은혜를 모르는 놈, 다음에는 표를 주지 말아야 하는 사람으로 제치는 것은 어떨까요?

지역의 현안이 아니라 중앙의 이슈를 가지고 시위하고 집회하는 시민단체들은 어떤가요? 너무나 사적이고 지엽적인 이기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뛰어다니는 정치인들과 전국단위의 선명한 이슈에 입장을 내고 움직이는 시민단체들 사이에 다수 군민들, 소수자들의 이익, 현재 내가 발 딛고 있는 현장을 우선해야하는 기본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기적인 공범들입니다.

의회 회의장에 프리젠테이션할 때 쓰는 스크린이 있을까요? 의회 회의록을 읽어보신 적이 있나요? 의회가 열릴 때 군민들이 방송을 통해 직접 가지 않아도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의원들이 1년에 어떤 의안을 발의했는지 알 수 있나요?

이기적인 군민들인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변화는 없습니다. 이기적인 군민들인 우리가 현재에 발 딛고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기대할 만한 미래는 없습니다. 우선은 투표할 때 이기적인 선택을 멈추어야겠지요.

그리고 군행정, 의정에 관심을 갖고 표현해야겠지요. 관심을 갖고 사랑하면 우리 지도자들에게 "당신들이 우리를 위해 어떻게 일하는지 보고 싶다. 알고 싶다. 필요하다" 고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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