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여성들의 미투(Me Too)운동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투 운동이 변형돼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학생들의 미넥스트(Me Next) 운동이 펼쳐져 한동안 잠잠했던 총기규제 여론에 다시 불을 붙였다.
'다음은 나인가?'라는 이 운동을 들여다보며 해남에서는 조금 과장스럽기도 하지만 또다른 의미로 조명되고 있다.
해남에서 학생 수 감소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올 3월 현재 초등학교 학생 수는 1년전보다 38명 2년전보다 77명 줄었고, 중학교 학생 수는 1년 전보다 80명 줄었다. 고등학교는 올해 신입생 정원 가운데 75%를 모집하는 데 그쳤다.
올해 3월 1일자로 초등학교 1곳과 분교 1곳이 통폐합됐고 여기에 또다른 분교 1곳과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1곳은 학생과 원생이 없어 각각 휴교와 휴원에 들어갔다. 저출산과 이농현상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그 이면에는 열악한 교육과 문화, 환경, 일자리 등의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다른 곳으로 유출되는 학생과 청소년을 줄이기 위해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정책과 복지가 필요하지만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청소년수련관은 몇 년째 부지가 없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을 위한 교통비 할인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동초의 시들해진 소나무 문제는 교육청과 학교의 문제라며 모두 외면받고 있다. 해남군이 청소년정책에 활용한다며 매년 청소년 참여위원회 위원을 선발해 위촉까지 하고 있지만 위원회에서 제안된 정책이 반영된 적은 한번도 없다.
다른 지역은 어떤가? 다른 자치단체들은 앞다퉈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국 24개 자치단체(전남에서는 순천, 광양 2곳)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로부터 아동친화도시로 인증을 받았다.
순천시는 아동과 청소년들의 의견을 반영해 이들이 참여하고 관리하는 기적의 놀이터를 만들어 200여개 단체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다. 광양시는 지역사회와 함께 아동인권 교육교재를 만들어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편성하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는 해마다 '나도 시장이다' 라는 정책공모전을 진행하며 청소년 참여위원회가 공모전을 통해 정책을 제안하면 이를 실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한 해 예산이 해남의 60~70%수준인 강원도 화천군과 인제군, 충북 보은군은 학생들의 교통비와 통학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10곳이 청소년수련관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거나 착공을 앞두고 있는데 이들 자치단체 상당수는 시유지나 군유지를 활용해 부지를 확보했다. 학생 수가 줄고 학생이 다른 곳으로 떠나고 있는 해남. 많은 청소년들이 '다음은 나인가?-미넥스트'를 외치고 있다. 어른들은 그 물음에 어떤 답을 해야 하는가?
의지를 보이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리고 너희와 함께 하겠다-With You를 외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