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선(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지원센터 센터장)

 
 

가난한 나무꾼의 자녀인 틸틸과 미틸 남매는 병든 딸을 위해 파랑새를 찾아달라는 마법사 할머니의 부탁을 받고 개·고양이·빛·물·빵·설탕 등의 요정과 함께 추억의 나라, 밤의 궁전, 숲속, 행복의 정원, 미래의 나라 등을 찾아 밤새 헤맨다. 어디에서도 파랑새는 찾지 못한 채 꿈을 깨고 보니 파랑새는 바로 머리맡 새장 속에 있었다. 동화 '파랑새'의 이야기다. 사람이 추구하는 가장 궁극적인 것이 바로 '행복'이고, 그 진정한 행복이란 가까이 있음을 일깨워 주는 동화다.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하냐고 질문하면'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반면 불행은 아니지만 행복하지는 않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행복이란 극히 주관적이어서 기준은 없겠지만 각자 정의하는 만족감, 성취감, 안정감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우리는 행복의 파랑새를 어디에서 찾고 있을까?

나는 그 답을 바로 곁에 있는 '가족'이라고 서슴없이 대답할 것이다. 가족 안에 행복이 있다고 확신한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행복한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가정이 화목할 때'라고 많은 대답을 했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행복의 파랑새는 바로 늘 곁에 있는 '가족'인 것이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아버지 교육을 할 때면 토네이도 프로그램을 자주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자신의 인생길에 가장 소중한 것 6개를 선택하게 한 후 토네이도를 만나 하나씩 지워가는 과정 속에 자기 삶의 핵심 가치를 찾는 것이다. 처음 6개를 선택할 때 내게 소중한 것들을 생각한다는 자체로 대부분 행복한 표정들이다. 잠시 후 인생길에 토네이도를 만나 2개를 지워야 한다고 하면 고민하지만 선택한다.

그래도 4개가 남아 있다는 안도감 때문이다. 잠시 후 2개를 더 지워야 합니다하면 고민에 고민을 더해 선택한다. 더 이상은 안 된다는 비장함도 있지만 1개를 더 지워야 한다고 하면 긴 침묵이 흐른 뒤 입술에 힘을 주고 1개를 선택한다. 가장 마지막에 남는 것은 대부분 일치했다.

왜 살고, 무엇 때문에 살고, 삶의 목표이며, 가장 소중한 하나는 '가족'이었다. 그리고 삶의 최종 바램 또한 가족의 행복이었다. 사람은 가족에 의해 태어나 가족을 위해 살다가 가족에게 돌아가는 인생인 것 같다. 가족 안에는 희망과 보람, 삶의 원동력, 그리고 우리가 그토록 찾는 진정한 '행복'이 다 들어있으니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것 인지 알 수가 있다.

그럼 우리는 사랑하는 가족과 얼마나 함께 하고 있는지…. 남은 인생동안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생각해 본적이 있을까? 어느 기관에서 조사를 하였다. 자가 관리 문지표를 주면서 당신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기상시간, 출근시간, 퇴근시간, 취침시간, 운동시간, 취미생활시간, 자기개발시간, 문화생활시간, 친구들과 시간 그리고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 가족과 함께 놀이시간 등 기록하고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은 얼마인지 계산하였다.

예시로 53세 직장 여성을 분석하였다. 평균 수명 기준 남은 시간 32년, 일하는 시간 10년, 잠자는 시간 9년11개월, TV·스마트폰 4년2개월, 혼자 보내는 시간 7년2개월, 가족과 함께 할 시간 9개월로 나왔다. 생각지 못한 수치들에 놀랐지만 그중에서도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너무 작게 나온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자녀가 어릴 때는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지만, 성장할수록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진다고 하였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가족과 어떻게 보내야 할까?

부모는 일로, 자녀는 학업으로 모두가 바쁘다.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 하는 시간은 줄어들지만 사랑의 마음은 늘어나는 것 같다. 마음으로 함께 하는 것 같다. 가족은 곁에 있어도, 떨어져 있어도 함께 이기에 행복한 것이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의 소리가 들리는 3월이다. 가족과 함께 봄맞이 산책이라도 해보면 어떨까 싶다. 가족이 행복한 사회, 그 행복을 서로 나누며 더불어 가는 삶들이 모여 건강하고 밝은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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