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계에서 촉발된 '미투운동'이 우리나라에서 전 방위적 폭풍으로 몰아치고 있다. 여검사의 용기 있는 폭로로 검찰 조직내부의 치부가 드러나고 현직부장검사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기에 이르렀다. 이를 계기로 문학계와 연극계 등에서 연이어 터져 나온 피해자들의 목소리로 거물들의 과거행적이 드러나면서 충격과 함께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당사자들의 심리적 고통과 아픔 대해서 우리 사회가 둔감하고 애써 외면해온 것은 이러한 문제 핵심이 위계적 사회질서 속에서 권력관계와 도제식 신분관계에서 벌어진다는 점이다.

가해자가 오히려 떳떳하고 피해자가 오히려 자기 잘못처럼 인식되게 하는 잘못된 구조가 사회전반에 공고하게 구축되어 있다.

농어촌지역도 이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우리 지역의 경우도 성폭행이나 유사성폭행이 한 달 평균 3건으로 경찰서나 성폭력 상담소에 신고되지 않은 사례나 외국인노동자들이나 지적장애인등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들이 더 많을 개연성이 높다. '미투운동'이 사회시스템과 인식의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표면에 드러난 가해자를 처벌하고 끝나는 일시적인 흐름이 되어서는 안된다.

사회변화를 위해서는 성인지적(性認知的) 관점 교육이 절실하다. 영유아, 아동기에서 부터 교육이 성역할 고정관념에 기반하여 있지 않는지, 각종 제도나 정책이 특정 성에 유리하거나 불리하도록 수립되어 있지는 않는지에 대한 검토와 수정이 필요하다.

여성과 남성이 지닌 생물학적, 사회문화적 경험의 차이에 의해 서로 다른 이해나 요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차별하지 않고 상호존중하고 평등한 사회문화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수직적 사회관계를 수평적 사회관계로 바꾸어 나가기 위해서는 오랜시간 지난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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