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성(해남 항일 독립운동 희생자 추모사업회 유족대표)

 
 

오는 3월 1일은 기미 3·1운동 99주년이다. 우리 민족은 지금도 정전상태로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3·1독립만세 항일운동 기념일이 다가오니 심장이 아려오면서 순국열사와 애국지사님들의 영령 앞에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에 무릎 꿇는다.

그때 남녀노소가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손에 손에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민족정기는 세계를 놀라고 감격하게 했다. 간디는 알제리서 조선의 3·1독립운동의 소식을 접하고 고국 인도에 가서 비폭력 운동을 전개하였고, 중국의 지식인들은 5·4운동을 일으켰다. 이처럼 우리 3·1독립운동은 다른 민족에게도 자유와 독립의 정신을 일깨워 주는 등불이 되었다.

민족사에 길이 빛나는 해남 항일 3·1독립만세 운동은 해남과 우수영 장날을 기해 1000여명씩 다섯차례나 궐기하여 이때 투옥과 옥사 하신분이 74명에 달했다.

이런 애국 충절의 고향 해남에서 임진왜란 때 68분이 전사 하셨고 정유재란 33분, 병자호란 14분, 동학농민혁명군으로 67분이 희생되셨으며, 1909년 대흥사 심적암에서 항일의병과 스님들 66분이 참살 당했으며, 광주학생독립만세 운동사건으로 14분, 1934년 전남협의회 사건으로 21분이 투옥되어 모두 358분이 희생되셨다.

1백여년이 지나도록 애국선열들의 영령을 추모하거나 업적을 남기는 표지석도 없어 2007년에 『해남 항일운동 순국열사, 애국지사 추모사업회』를 조직하여 매년 추모제를 모시고 있으며, 임원 29명이 시간과 재정을 충당하면서 2013년 7월 9일 해남광장에 358분의 해남항일운동 합동 추모비를 건립하였다. 그러나 다수의 군민들은 추모비가 세워져 있는지조차 모르고 추모비에 추념하는 군민도 거의 없어 해남의 정체성이 이렇게 쉽게 무너져 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1950년대 까지는 광복절과 3·1절 행사에 시·군민들과 학생들이 대거 참석하여 선열들의 얼과 애국애족정신을 선양 전수하였건만 언젠가부터 시·도 행정 위주로 간단한 기념식을 치르게 되었다. 일반인들은 외국여행의 날, 쉬는 날, 즐기는 날로만 생각하게 되어 차세대들의 민족정기 는 아주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오는 2월 28일 오전10시에 해남군청 다목적홀에서 열리는제12회 해남 항일독립운동 순국열사, 애국지사 합동추모제에 358분 유족들의 아들 손자들과 군민들의 특별한 관심과 참여로 해남의 애국 충절의 혼을 드높이자고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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