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에서는 전쟁에 앞서 실력을 비교해 승산을 계산해 보는 묘산(廟算)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묘산은 황제나 군주의 조상위패를 모신 사당에서 여러 가지를 계산을 해보는 것으로 전쟁을 결단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을 사전에 점검하는 사전전략회의 인 셈이다.

손자(孫子) 여기에서 비교검토 해야 할 사항으로 '오사칠계(五事七計)'를 꼽고 있다.

먼저 5사는 도·천·지·장·법으로 도(道)는 지도자의 리더쉽, 천(天)은 기상·기후조건 , 지(地)는 지형조건, 장(將)은 장군의 능력, 법(法)은 조직과 시스템을 말한다.

7계는 첫째 군주는 어느 쪽이 더 훌륭한 정치를 하고 있는가(主孰有道), 둘째 장수는 어느 쪽이 더 유능한가(將孰有能), 셋째 하늘의 때와 땅의 이점은 어느 쪽에 더 유리한가(天地孰得), 넷째 법령은 어느 쪽이 더 철저한가(法令孰行), 다섯째 군대는 어느 쪽이 더 강한가(兵衆孰强), 여섯째 병졸은 어느 쪽이 더 잘 훈련되어 있는가(士卒孰鍊), 일곱째 상벌은 어느 쪽이 더 공정하게 행해지고 있는가(賞罰孰明)이다.

지방선거가 152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자천타천으로 출마를 하겠다는 사람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선거에도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기에 선거전(選擧戰) 즉 전쟁이라 부른다. 선거전에 오사칠계를 적용해 보면 크게 4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어느 후보자가 지역발전과 군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비전(vision)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 어느 후보자가 천시와 지리 즉 시대정신과 지역주민의 욕구에 정합되어 있는가. 인화(人和)는 자신이 속해있는 정파나 정당이 한마음이고 천시(天時)는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뜻하니 인화가 되어야 천시를 얻을 수 있고 여기에 지리(地利)즉 지역의 산업적 특성과 지역발전을 위한 복안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어느 후보자가 지혜·믿음·용기·인간애·청렴함과 도덕성을 갖추었는가. 장군이 지혜에만 의지하면 잔머리를 굴리게 되고 믿음에만 의지하면 바보가 될 수 있고 사랑에만 의지하면 나약해질 수 있고 용기에만 의지하면 포악해질 수 있고 위엄에만 의지하면 잔인해 질 수 있기 때문에 다섯 가지를 두루 갖추어야 한다고 가림(賈林)은 해석했다.

넷째, 어느 후보자의 선거캠프가 조직적이고 선거공약이 잘 준비되어 차후 실행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후보자가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지역이 발전하고 지역정치 수준이 높아지겠지만 조건을 갖추지 못한 후보는 선거에 이기기 어렵고 설령 선거에서는 이길지라도 나중에 사달이 나게 된다.

선거전에 이기기 위한 묘책(妙策)은 없다. 스스로 실력과 기본을 갖춘 후 상대방과 비교 분석하는 묘산(廟算)을 통해 민심을 얻기 위한 선거전략을 세워 섬기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세상에 끝까지 승리한 사람, 즉 선거전에서 이기고 재임기간 중 업적을 남겨 퇴임 후에도 세상 사람들로부터 칭송받는 사람은 드물고 선거로 패가망신한 사람은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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