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개의 해이다. 개는 충성과 의리, 용맹을 상징하기도 하고 반려견이라 표현할 정도로 친숙하고 동행의 의미도 있다. 그런가하면 심한 욕설 중에 '개'자도 많이 들어간다. 흔히 기자나 언론은 언론학자는 물론이고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도 흔히 개에 비유된다.

개의 해를 맞아 1년여 전 JTBC 손석희 앵커의 앵커브리핑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언론을 개에 비유해 감시견과 애완견, 경비견, 잠자는 개로 나누어 설명했다. 감시견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감시하며 자유주의 체제 가치를 지키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건강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토머스 제퍼슨의 '언론 없는 정부보다는 정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는 말과 대통령을 물러나게 했던 워싱턴 포스트지의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는 언론의 감시견 역할을 상징한다.

애완견은 기자와 쓰레기를 합한 이른바 '기레기' 언론과 기자를 말한다. 주인 무릎 위에 올라앉아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달콤한 간식을 받아먹는 것이다. 경비견은 언론 자체가 기득권이 되고 권력화 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지키려 했던 대상에게도 공격적이 되는 것인데 권력에 편승했다가 그 권력이 약화되면 얼굴을 바꾸어 그 권력을 물어뜯는 언론을 뜻한다. 잠자는 개는 중요한 이슈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눈을 감고 있는 언론을 말한다.

해남신문과 해남신문 기자들은 과연 어떤 개의 역할을 해왔고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가? 자성과 다짐의 시간을 다시한번 가져본다. 해남신문은 그동안 해남군정을 견제하고 감시해왔으며 인사비리를 저지른 전 군수의 문제를 보도해 그를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감시견 역할을 해왔다. 아직 애완견이라는 비판을 받지는 않았지만 일부 지역민들로부터 경비견이나 잠자는 개라고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나는 네 종류의 개 외에도 안내견의 역할을 하나 더 첨가해본다. 흔히 시각장애인의 눈과 손·발이 되어 든든한 길잡이는 물론 소중한 친구가 되고 삶의 동반자가 되는 안내견. 안내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함께 생활하고 삶을 같이 한다는 의미에서 안내견은 단순히 개가 아니라 친구이자 가족이라 여겨진다. 

올해는 새로 군수와 군의원 등을 뽑는 한 해이다. 지방분권의 첫 출발점을 앞두고 있다. 길고 긴 군정공백으로 해남의 행정과 관광, 문화, 주민들의 삶의 질은 정체돼 왔다.
해남신문과 해남신문 기자들은 올 한해도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감시견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다짐해본다. 그리고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희망과 행복으로 이끌 수 있는 안내견 역할도 함께 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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