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금(전 서울시의원)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나는 신문에서 관심을 갖고 찾는 특별한 낱말이 하나 있다.

최고의 지성 대학교수신문에서 당해 년도의 사회상을 가장 잘 나타냈다고 발표하는 이른바 대학교수신문 사자성어이다.

지난해도 전국의 대학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4%의 지지를 받아 선정한 사자성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다.

파사현정은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원광대 국문과 최경봉 교수는 추천이유에서 "사견과 사도가 전법을 짓누르던 상황에서, 시민들이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고,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영남대 동양철학과 최재목 교수는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져 파사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으로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돌이켜 보면 2016년 가을부터 시작해 2017년 봄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연 1,700만 명의 시민이 23주 동안을 주말마다 쉬지 않고 연대하고 시민들이 참여하여 이룩한 촛불혁명은 역사에 빛나는 아름답고 위대한 시민의 승리였다.

광화문 광장의 콘크리트 바닥에서 눈비 맞아가며 촛불 든 시민은 "박근혜 구속하라!" 외쳤고, 손에 든 팻말에는 "이게 나라냐!"라는 비웃음이 넘쳤다.

이렇게 '최순실 박근혜 국정농단'은 파사되어 적페청산 현정은 진행중이다.

그러나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사학자의 지적처럼 2012년 이명박 대통령 말년에도 대학교수신문 사자성어가 올해와 똑같은 파사현정이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고 슬픈 일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시대상황은 전혀 변함이 없다는 증거다. 물론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런데 파사현정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정부한테만 요구할 일은 아닌 듯 싶다. 우리 해남군에도 파사현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군수 구속에 따른 부재 때문에 집행하지 못해 남아도는 예산이 매년 돈이 없어 못쓰는 것이 아니고 담당자 군수가 없어 예산집행을 못하는 것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시민의 참여와 연대가 촛불혁명을 성공시켰듯이 오는 6월13일 군수선거에서도 학연 혈연 관연에서 벗어나는 파사현정의 꽃으로 우리 해남군에 명품군수가 탄생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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