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관광객 3만여명, 3억원 소득
13년째 흑자운영 자립기반도 갖춰

▲ 남해 문항어촌체험마을은 매년 연소득 3억원을 거둬 자립기반을 갖추는 등 13년째 운영 중이다.
▲ 남해 문항어촌체험마을은 매년 연소득 3억원을 거둬 자립기반을 갖추는 등 13년째 운영 중이다.
 
 

| 싣는순서 |

1. 높아지는 바다·수산물 가치, 더 높아지는 양식산업
2. 타지산으로 위장, 해남 수산물 재평가 받아야
3. 물김 위판액 천억원 시대… 품질 향상에 중점 둬야
4. 고부가가치 미래성장 사업 떠오르는 '해삼' 양식
5. 안정적 판매·부가가치 높이는 수산물 가공산업
6. 체험·관광으로 어촌마을 활성화, 어민 소득증대

70여가구 90여명의 주민들이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조그마한 시골마을인 남해군 설천면 문항마을. 하지만 조용한 마을에 여름 성수기이면 하루 1500여명의 관광객들이 찾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룬다. 대구에서 울산에서 부산에서, 모두 가족들과 함께 조개잡이와 개막이 고기잡이 체험 등을 위해 먼 거리를 마다않고 문항마을을 찾고 있는 것이다.

2004년 어촌체험마을로 지정돼 13년째 운영되고 있는 문항어촌체험마을은 체험비 등으로 올리는 연평균 수익이 3억여원에 달해 흑자를 거두고 있어 자립기반도 갖췄다. 또한 민박집과 식당 운영 등으로 마을주민들은 부가적인 수익도 올리고 있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어촌체험마을은 마을에 활기를 불어 넣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갈수록 침체돼 가는 시골 어촌마을의 활성화를 위해 2000년대 들어 어촌체험마을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어항협회가 주최가 돼 추진된 어촌체험마을은 전국적으로 100여곳이 넘고 남해에만 16곳이 지정됐다. 하지만 시설만 투자된 채 운영되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남해군에 지정된 16곳의 어촌체험마을 중 실제 운영되는 곳도 4~5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해남군내에도 사구어촌체험마을, 오산어촌체험마을, 산소어촌체험마을 등이 조성돼 있지만 여전히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어촌체험마을이 비슷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남만의 강점을 찾아내고 주민들이 어촌체험마을이 소득과 연계가 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 참여토록 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시 되고 있다.

문항어촌체험마을은 개발되지 않은 시골의 작은 어촌마을을 단점이라 생각하지 않고 '자연'과 '힐링'이라는 강점을 찾아 부각시키며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어촌체험마을이 지닌 공동의 강점이 되지만 문항어촌체험마을은 주민들이 합심해 강점을 더욱 강점으로 부각하고 단점은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13년째 어촌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문항어촌체험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연평균 3만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체험은 갯벌체험과 고기잡이 2가지만 운영되고 있다. 마을 앞 청정바다 갯벌에서 서식하는 바지락과 우럭조개는 사계절 연중, 쏙잡이는 6월부터 8월까지, 돌굴따기는 12월에서 2월까지 가능하다. 체험비는 초등학생 5000원, 성인 1만원을 받고 있다. 갯벌체험은 물때에 따라 시간이 달라져 물때에 따른 체험가능 시간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상당수 어촌체험마을이 적자로 운영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문항어촌체험마을만은 계속해 관광객이 찾는 데는 풍부한 자원을 갖췄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프로그램의 만족도가 높다보니 한 번 온 관광객들은 또 다시 찾고 있는 것.

장한칠 사무장은 "모어촌체험마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체험장내에 조개가 없어 체험비를 되돌려주는 일이 발생했었다"며 "문항마을은 삼천포와 하동의 바닷물길이 돌아 들어오는 곳에 위치해 있어 어족자원이 풍부해 우럭조개는 종패사업을 하지 않아도 모든 체험객들이 정해진 양을 채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지락은 조금씩 종패를 넣기도 하지만 체험객들 모두 2시간 동안 한 소쿠리(2㎏)를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는 항상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풍부한 어족자원 주민참여도 높아
민박집 연계돼 소득 향상에 '톡톡'

문항어촌체험마을은 갯벌체험이라는 특성에 따라 바다가 없거나 갯벌이 없는 동해안 지역 주민들을 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관광객의 50%는 대구시에서 찾고 있으며, 갯벌이 없는 동해안 지역인 울산과 부산지역 주민들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문항어촌체험마을이 운영되면서 주민들의 소득도 증가했다. 단순히 체험만 하고 가서는 마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보니 문항마을은 어촌체험마을 조성 당시 휴양마을로도 지정돼 마을주민들이 민박사업도 함께 진행했다. 당시 40여 가구가 리모델링 등을 통해 민박집으로 변신했다. 지금은 고령화로 30여 집만 운영되고 있지만 체험장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고 시골집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장점, 모델과 팬션 등과 다르게 식사를 제공해 준다는 강점에 여름성수기에는 민박을 구하지 못할 정도로 관광객이 이용하고 있다. 성수기에는 마을부녀회에서 식당을 운영해 소득을 올린다. 식당은 마을에 조성된 어민휴계소에서 예약제로 운영된다.

물때가 좋지 않을 때 체험객들의 무료함을 달래고 대체체험을 할 수 있도록 다목적체험관도 조성됐으며 많은 체험객들이 몰리는 여름 성수기에 대비한 대규모 세족장도 갖췄다. 다목적체험관에서는 미니풀장 맨손고기잡이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여름철 날 생선을 먹으면 비브리오패혈증 등의 위험이 따를 수도 있어 어촌체험마을에서는 회로 썰어주지 않다보니 개막이 고기잡이는 체험객을 줄어드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에 어촌체험마을에는 잡은 고기는 손질해 소금에 절여주는 방식으로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마을과 연계해 참굴축제를 열고 어촌체험마을을 홍보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과 2일 이틀간 보물섬 남해 설천 참굴축제란 이름으로 열린 행사에는 1만1650명이 방문해 남해의 멋과 맛을 즐겼다. 설천면에 따르면 방문객 중 70%가 외지 관광객이라고 한다.

문항어촌체험마을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주민들의 소득과 더욱 연계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장 사무장은 "마을에서는 굴과 바지락 등 해산물을 비롯해 마늘과 시금치 등 다양한 농수산물이 생산되고 있지만 가공과 보관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보니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며 "굴과 바지락을 급냉해 보관할 수 있는 수산물가공시설을 갖추면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가정과 식당에 연중 공급할 수 있어 주민 소득향상에 기여할 수 있어 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인터뷰 | 장한칠(문항어촌체험마을 사무장)

"소득 연계돼야 운영 가능"

 
 

장한칠(65) 사무장은 문항마을 인근에 위치한 고현면이 고향이다. 타지에서 교직생활을 하던 중 고향으로의 귀어를 결심하게 됐고 10여년 전부터 준비해 5년 전 문항마을로 귀어했다. 귀어 후 사무장을 맡아 마을 곳곳을 돌보고 있다.   

- 주민들의 참여도는 어느 정도인가.

올해는 8월에 물때가 맞지 않아 예전보다 관광객이 적었지만 6월 6일에는 하루 1500여명이 찾았으며 2500여명까지 방문했을 때가 있었다. 1000여명 이상이 체험을 하면 주민들 총동원령이 떨어질 정도인데 누구하나 싫은 소리 없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마을일을 적극 돕고 있다. 13년째 어촌체험마을이 운영될 수 있고 흑자가 날 수 있는 것은 모두 주민들이 적극 협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건비로 하루 4만원이 지급된다.

- 사실상 많은 어촌체험마을이 운영을 포기하고 있다.

지난해 남해군에 위치한 모어촌체험마을에서는 2700만원을 지출했는데 수익은 2200만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수익이 나지 않다보니 올해는 운영을 포기했다. 막연히 주민들의 참여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면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 마을일에 몰두하다보면 개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 사무장 인건비도 많은 금액이 아닐 텐데 생활은 어떻게 하는지.

어촌체험마을 운영으로 사무장 인건비가 120만원 지급된다. 최저인건비에 못 미치는 액수다보니 마을에서 15만원을 추가로 지급해 최저인건비에 맞춰 135만원을 받고 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고향을 위한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만족하며 귀어한 후부터 사무장을 맡고 있다. 교직을 퇴직해 받는 연금이 있어 생활은 가능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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