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판장서 20㎏ 2만원 거래
군 지원박스 판매 이미지 실추

▲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지난 6일 절임배추 경매 결과.
▲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지난 6일 절임배추 경매 결과.

김장철이 다가옴에 따라 해남군내 절임배추 생산농가에서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밤샘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농가가 저가로 판매하고 있어 해남 절임배추의 가격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 농가들은 해남군에서 절임배추농가에 지원한 포장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남 절임배추의 이미지 실추도 우려되고 있다.

해남군의 농수산물 쇼핑몰인 해남미소를 살펴보면 현재 절임배추 20㎏ 한박스에 3만~3만5000원 선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업체별로 1000~4000원 등의 할인행사를 진행해 2만8000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전북과 충남 등 지역에서도 절임배추 농가가 늘어나고 전국적으로 수도권 절임시즌에 맞춰 경쟁이 이뤄지다보니 가격을 하락시키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 2만원 초반대 가격에 판매하는 등 '저가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 지난 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해남에서 출하된 절임배추 20㎏ 한박스가 2만원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경매결과를 조회한 결과 해남에서 출하된 절임배추 20㎏은 2만원, 2만1000원, 2만 4000원에 판매됐다. 10㎏은 1만500원, 1만 2000원에 판매됐다. 지난 6일에도 모업체가 해남 절임배추 특(1등) 20㎏ 한박스를 2만원에 구입했다.

배추 유통관련 일을 하는 A 씨는 "농가가 힘들여 생산한 제품을 판매코자 저가로 내놓는 것은 일정부분 이해하지만 해남군에서 지원한 박스에 담긴 제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것은 해남군 전체 절임배추 가격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에 타지역 업체가 해남에서 배추를 밭떼기로 구입해 절임을 하고 인터넷으로 저가로 판매하는 곳도 있다 보니 일부 업체들의 품질저하 등으로 자칫 해남 배추의 이미지와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해남군은 해남군절임배추생산자협의회가 중심이 돼 군내 절임배추 표준가를 책정했었다. 저가경쟁을 막기 위해 일정 수준 이하로는 판매하지 않자는 것. 하지만 매년 가격 경쟁이 심각해지자 현재는 농가 자율에 맡겨놓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가격은 생산량과 소비량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행정이 관여해서는 안되며 시장가격에 맡겨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저가경쟁은 농가들 스스로 제살 파먹기가 될 수밖에 없어 생산비를 무시하는 저가경쟁은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해남군에서 지원한 박스에 담겨진 절임배추가 저가로 판매되는 것은 군이 나서서 적극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편 군은 작업장·장비 청결 상태, 절임배추 정량 포장 및 생산자 표기 등 불량 절임배추 유통근절을 위한 생산 가이드라인과 생산자 준수사항을 지도·점검하고 있다. 군은 농가의 자발적인 개선을 유도하는 한편 원산지 표시 등을 위반한 경우 관련법에 따라 과태료처분·고발 등의 행정처분 조치 후 내년도 절임배추 보조사업 지원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절임배추를 인터넷쇼핑사이트 등에서 해남 절임배추로 속여 판매하는 사례가 발생되고 있으므로 생산자와 생산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구입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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