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시설 384동 중 29동만 반영
10곳 중 4곳 30년 이상 낡은 건물

최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학교 등 공공 건축물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해남내 학교시설 중 내진설계가 반영된 시설이 10곳 가운데 1곳도 되지 않는 등 지진에 무방비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라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해남지역에서 내진설계가 반영된 학교 시설은 초·중·고 36개교 384곳 가운데 7.5%인 29곳에 불과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내진설계 비율이 5.8%로 가장 취약했고 중학교는 7.3%, 고등학교는 16.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내진설계 비율이 낮은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1988년부터 건축물에 내진설계가 적용됐고 2005년부터 '3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00㎡' 이상 건물로 적용대상 건물이 확대됐지만 해남의 경우 30년 이상 된 낡은 시설이 전체 시설 가운데 38%를 차지하고 있고 2005년 이전에 지어진 시설도 전체의 78%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09년 지진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학교시설 내진설계기준이 고시돼 교사·체육관·기숙사·급식실·강당 모두가 내진설계 대상에 포함됐지만 소규모 창고나 사택·차고 등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 신축이나 증축되는 건물이나 시설은 관련법에 따라 내진설계를 적용하고 있고 내진설계가 되지 않는 시설들은 정부차원에서 예산을 반영해 내진보강을 하고 있지만 예산 자체가 부족하고 사업비 상당부분을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하도록 하고 있는데다 30년 전에 벽돌로 지어진 건물의 경우 내진보강 자체가 힘든 상황이어서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 시설의 경우 다중이용시설로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되는데다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이재민들의 수용시설로 쓰여진다는 점에서 정부차원에서 예산을 집중 투입해 내진보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포항 지진 사태를 계기로 전라남도교육청 차원에서 학교시설 전체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며 "내진설계 평가 등을 거쳐 시급히 보강이 필요한 시설은 예산을 반영해 내년에 내진보강사업이 진행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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