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순(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 편안하고 행복하다. 반대로 타인과 연결이 끊기어 고립되면 외롭고 불안해진다. 가족만으로는 타인과 연결을 통해 얻는 행복감이 충분치 않다. 그래서 성장과정에서 그리고 성장이후에도 타인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려 노력한다.

그런데 디지털 사회가 되면서 친구의 의미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카카오톡이나 밴드 등과 같이 멀리 떨어진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소위 Social Network Service(SNS)덕분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멀리 떨어져 자칫 소원해 질 수 있는 친지나 친구들과의 관계도 SNS를 통해 친밀감을 유지하게 해준다. 서로 사는 지역이 다르더라도, SNS를 통해 자신의 취향과 활동을 공유하는 친구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SNS 친구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SNS 친구들에게 부지런히 내 소식을 알려주고, SNS 친구들이 올려놓은 글이나 사진에 댓글을 달아주고 "좋아요" 추천을 해주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SNS의 과다사용이나 과다의존으로 인한 부작용들이 다양한 연구결과로 확인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SNS를 과도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이다. SNS에 자신을 적극 노출하는 사람일수록 자아존중감이 부족해, 타인의 평판과 반응에 과민반응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반면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들은 SNS에 글이나 사진 등을 올리는 데에는 소극적이다.

자기개념이 부족한 사람들 역시, 즉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확신이 적은 사람일수록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를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SNS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타인들이 자신보다 더 행복하게 잘 산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SNS를 통해 전달되는 대부분 메시지는 멋진 곳에 여행을 가거나 맛난 음식을 먹으며 찍은 사진들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친구들에게 별로 자랑할게 없으니 갑작스레 내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것이다.

SNS 사용의 과다여부와 상관없는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SNS '공해'도 있다. 우선 연결된 친구들이 너무 많아 피곤하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이나 카톡이나 포털 카페와 같은 SNS는 진짜 친구들끼리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면서 친밀감을 유지하는데는 매우 유용한 도구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나를 힘들게하는 SNS 친구보다는, 힘든 나를 위로해주는 진짜 친구들이 더욱 소중한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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