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북한에서 치러지길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이끌고 나라를 구한 호국대성사 서산대사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한 서산대사 추계제향이 지난 11일 대흥사(주지 월우 스님) 경내 표충사에서 열렸다.

이날 추계제향에는 나선화 전 문화재청장·우기종 전라남도 정무부지사·유영걸 해남군수 권한대행·명현관 도의원·김주환 군의회의장과 군의원·22교구 본·말사 스님 등을 비롯해 많은 신도들이 서산대사의 호국정신을 기렸다. 추계제향은 해탈문에서 서산대사의 영정이 모셔진 표충사까지 위패를 봉송하는 것을 시작으로 제향, 법요식이 이어졌다.

서산대제는 정조대왕부터 매년 봄과 가을에 국가제향으로 봉행했던 것으로 일제의 탄압으로 중단됐다가 20여년 전부터 불교식 제향을 해왔다. 이후 대흥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된 옛 문헌인 '표충사 항례홀기'와 '진설도' 등을 근거로 지난 2012년 유교식 국가제향을 복원해 매년 봄에 봉행하고 있다.

특히 대흥사를 비롯한 불교계에서 북한 불교계와 회담을 갖으며 서산대사의 유품이 전해지고 있는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서 합동으로 추계제향을 치를 수 있도록 추진해왔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대흥사에서 추계제향을 봉행하고 있다.

월우 스님은 "지난해부터 남북관계가 단절되면서 서산대사가 입적한 보현사에서 합동 추계제향을 할 수 없어 안타깝다"며 "남북이 함께 서산대사의 호국정신을 되새기는 제향을 올리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흥사는 남북관계가 풀리는 데로 북한 측과 회담을 추진해 추계제향을 북한에서 합동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하고 호국대전을 건립해 이름 없는 승려들을 기리며 방문객들이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길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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