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의 사전적 의미는 넓고 먼 곳을 멀리 바라봄과 앞날을 헤아려 내다봄이다.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앞날을 예측하고 해가 되는 것은 피하고자 한다. 하지만 전망은 전망일 뿐 현실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 전망에 따라서 모든 일을 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난해에는 쌀값이 폭락하더니 올해는 배추가 말썽이다. 지난해 배추의 가격이 좋았고 올해 가뭄으로 봄배추마저 수확량이 좋지 않아 가격 상승이 이어져 자연스레 농민들은 가을, 겨울배추를 많이 심게 됐다. 배추재배면적이 증가하면서 수확기 가격하락은 예상됐었지만 농민들이 작물을 심는 것을 강제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생육이 나빴던 지난해보다 단수도 증가하고 재배면적도 가을배추는 20%, 겨울배추는 10%가 증가했다. 배추가격은 추석 이후부터 10kg당 3000원대로 하락하다 김장철이 시작되는 11월 초부터 많게는 5000원대까지 상승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중순까지 배추가격은 등락을 반복했다. 4000원 이상으로 올랐다가 다시 3000원으로 떨어지고 다시 5000원으로 올랐다. 널뛰듯 오르락내리락하는 가격에 어지럽기만 하다.

아직 배추주산지인 해남이 본격적인 수확하지 않았고 해남보다 수확이 빠른 강원, 전북에서 출하를 늦추면서 거래물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남도 일부에서는 수확을 시작했지만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배추가격은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1차 수급안정대책으로 1만2000톤을 산지폐기할 계획이지만 올해 전국에서 생산되는 배추에 비하면 1%도 되지 않는다.

정부의 시장격리에 따른 보상도 농민들 사이에서는 말이 많다. 정부 시장격리 보상금액은 생산안정제 시장격리 단가에 절반 정도고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산물의 가격 전망은 어려운 문제다. 지난해는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배추의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도 가격이 올랐고 올해는 잘 자라서 문제다. 수요는 큰 변화가 없는데 공급이 많아지면 당연히 가격은 하락하는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농산물의 적정 재배면적을 유도하는 것도 쉽지 않다. 농민들은 자신이 농사지었던 작물을 포기하고 다른 작물을 심는 것이 어렵다. 재배방식이 다르니 거기에 따른 모든 것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은 날마다 변한다. 공급량과 품질 등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농산물이기에 어느 한 곳이 농사가 망해야 가격이 오른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려온다.

곧 해남 들녘에도 정성껏 기른 배추를 출하하지도 못하고 갈아 엎어버리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수확하는 것보다 폐기하는 것이 더 남는 상황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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