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외출하기 힘든 환경 호소
장애인 이동권 확보 노력 절실

▲ 보도블록이 울퉁불퉁한데다 상가 물건들이 밖에 나와있어 휠체어 장애인의 이동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 보도블록이 울퉁불퉁한데다 상가 물건들이 밖에 나와있어 휠체어 장애인의 이동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 차도와 보도의 경계구간 높이가 2cm 이하여야 하지만 10cm를 훨씬 넘고 있어 혼자서 이동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 차도와 보도의 경계구간 높이가 2cm 이하여야 하지만 10cm를 훨씬 넘고 있어 혼자서 이동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차도와 보도 사이 턱이 높고 보도블럭도 울퉁불퉁하고 경사로도 급해서 장애인들이 혼자 외출을 할 수가 없어요"

"가고 싶은 식당이 있고 맘에 드는 옷이 있어도 상가 출입구 턱 때문에 갈 수가 없네요"

11월 11일 지체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지난 7일 해남장애인종합복지관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해남신문과 해남방송 취재진은 지체 1급 장애인인 임종선(61)씨와 해남읍 구교리 자연드림 앞에서 해남군청 일대까지 동행하며 장애인들의 보행환경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30분 남짓 거리를 동행하며 임 씨는 연신 탄식을 내뱉으며 장애인들에게는 오를 수 없는 산성과도 같은 턱과 실종된 배려심 때문에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이동권에 대한 문제점을 쏟아냈다.

실제로 출발하자마자 인도와 인도 사이에 턱하니 불법주정차 차량이 주차를 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차도로 돌아서 이동을 해야 했고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은 물론 인도와 인도 사이 경사로는 가파르고 폭도 좁아 도저히 장애인 혼자서는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없는 상황였다.

보도폭은 관련법상 최소 1.2m 공간이 있어야 하지만 공중전화박스가 가로막고 있고 상점에서 내놓은 각종 짐들도 밖에 쌓여있어 가는 내내 복지관 직원이 뒤에서 휠체어를 밀어야 했고 수시로 아예 휠체어를 들다시피해서 이동을 해야 했다.

특히 옛 광주은행 4거리에 있는 횡단보도의 경우 차도와 보도의 경계구간 높이가 2cm이하여야 하지만 10cm이상여서 전동휠체어로도 올라갈 수 없는 상황였다.

임 씨는 "이정도 환경이면 전동휠체어로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거리에서 휠체어를 혼자 몰고 이동하는 장애인을 거의 찾아 볼 수 없고, 상당수 장애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차도로 나와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 편의점과 상점, 음식점들은 경사로가 없고 출입구에 높디 높은 턱들을 쌓아두고 있어 장애인 출입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임 씨는 "장애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고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는 식당을 찾는 게 아니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를 고려해 식당을 선택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은행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는 버젓이 비장애인차량들이 법을 어긴채 주차를 하고 있었고 은행 입구에는 경사로가 있었지만 출입문이 자동문이 아니어서 휠체어로 밀고 들어가야 했다. 군청 민원실 첫 번째 출입문도 반자동문이어서 작동이 안되고 문이 닫혀져있을 경우 휠체어로 밀고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고 군민광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국화축제장도 군청 앞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하지만 길게 턱이 설치돼 있어 위쪽으로 올라가야 입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 박경단 사무국장은 "장애인 가운데 90%가 후천성으로 누구나 살면서 장애인이 될 수 있다"며 "장애인이 이동하기 불편한 환경은 노약자들도 똑같이 불편한 환경이며 모두가 더불어 살고 무장애 공간이 많아지도록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의지와 예산투입은 물론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선진군민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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