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천·도안티띠엠 부부
멀고 먼 베트남에서 해남으로 건너온 도안티띠엠 씨(37)와 박규천(53) 씨가 조금은 특별한 결혼식을 지난 4일 광주 더파크림에서 가졌다.
베트남의 아주 작은 시골마을에서 10형제 중 다섯 째로 태어난 신부 도안티띠엠 씨. 도안티띠엠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8세 때부터 부모님을 대신해 가장의 역할을 해야만 했다. 공부를 할 수도 없었던 처지였고 동생들에게만은 빈곤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고심하며 살았다.
그러다 지난 2007년 해남으로 오게 됐다. 쉽지 않은 타국 생활이었다. 하지만 이후 남편 박규천 씨를 만나게 됐고, 박 씨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 덕분에 따뜻한 가정의 울타리를 만들고 타국살이에 적응할 수 있었다.
박 씨 부부에게 나이차이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해남종합사회복지관은 사례 발굴을 통해 박 씨 부부가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는 사연을 접하고 특별한 결혼식을 마련했다. 삼성카드가 후원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이들과 미래재단이 지원하는 열린웨딩 사업에 공모해 선정된 것이다.
이날 박 씨 부부만을 위해 준비된 결혼식장에서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사랑의 서약을 하며 백년가약을 다짐했다.
김영동 관장은 "다문화 부부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해줄 수 있어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전문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지역민들의 복지 체감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