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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소농(小農)
배충진 편집국장  |  cj-bae@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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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9  17: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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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로마나를 구가했던 로마제국이 멸망한 원인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농업생산구조의 취약성이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100여년에 걸친 포에니 전쟁기에 병사로 참전 했던 자영농민들이 고향에 돌아 왔을 때 눈앞에 펼쳐진 것은 오랫동안 농사를 짓지 못해 황폐해진 농지와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었다. 전쟁을 통해 얻어진 새로운 영토는 대지주들에게 임대되어 '넓은 토지'라는 의미의 라티푼디움 (대농장)이 형성되었다. 대지주들은 전쟁 포로들을 노예로 삼아 대량으로 곡식을 재배하였다.

리티푼디움에 생산된 저가의 식량이 쏟아져 들어오자 노예 없는 가족농이나 노예1~2명으로 농사를 짓는 자영농민은 가격경쟁을 이겨낼 수 없게 되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몰락한 자영농민들이 로마로 유입되면서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었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귀족들의 국유지 소유를 제한하거나 많은 사람들에게 토지를 분배하려던 개혁정책은 원로원의 반발에 좌절되었다.귀족과 일반국민의 불평등으로 인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빵과 서커스' 정책을 펼쳤다. 권력자가 제공하는 빵(식량)과 서커스(전차경주, 검투경기)에 의한 우민(愚民)정책 속에서 로마시민들은 정치적 맹목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결국 고대 로마 사회는 라티푼디움 이익을 로마시민들에게 일부 분배하게 되면서 노예들의 노동에 의해 시민들의 생활이 유지되는 구조가 되었다.

사회에는 노동을 천시하는 풍조가 만연했고 정신적 도덕적 타락으로 퇴폐적이고 향락문화가 넘쳐났다. 임신·출산·육아 등을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더구나 전염병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국력의 약화로 이어졌다.

둘째, 노예를 혹사시킴으로 막대한 이익을 올리던 라티푼디움 체제는 식민지 확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한계에 이르렀다. 노예수급 감소로 가격상승과 함께 강제노동으로 인한 생산 비능률성과 노예들의 반란과 태업으로 인해 생산력은 저하되었다. 결국 외부의 거세지는 저항과 내부균열로 로마제국은 패망의 길에 접어들었다.

오늘날 농업과 농민이 처한 현실은 무대가 전 지구적으로 확장되고 라티푼디움이 거대 곡물 메이저로 바뀌었을 뿐 상황은 2000여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들어지는 것이 개인, 가족 또는 공동체가 운영하는 소농(小農)을 국가 농업 정책의 중심에 두자는 것이다.

소농은 단순히 작은 규모로 농사짓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희식 선생은 그의 책 '소농은 혁명이다' 라는 책에서 소농이란 "자본의 비중을 최소화하고 폭력적인 기술을 배제하면서, 사람과 가축, 땅과 물, 함께 사는 이웃이 소통하고 순환하는 농사가 소농"이라고 설명한다.

오직 경쟁력과 수익을 목표로 과도한 기계화·화학화·첨단산업화로 내닫는 그래서 생명가치나 노동의 보람이 상실되고 거대자본에 종속돼가는 농촌의 현실은 암담하다.

소농의 생산력과 지속 가능성이 대규모 영농보다 더 높다는 2008년 유엔 보고서는 전 지구적 환경위기에 농산촌과 소농이 희망이며 지향임을 보여준다. 농업정책의 수립에 소농을 중심에 두어야 지속 가능한 미래가 있지만 자본주의 경쟁체제에서 소농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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