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 강강술래 참여
70~80대 되어 맞춤형 보완

▲ 고도리 어르신들이 기존 강강술래를 노인 신체에 맞춰 재구성한 건강 강강술래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 고도리 어르신들이 기존 강강술래를 노인 신체에 맞춰 재구성한 건강 강강술래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고사리 대사리 꺽자 나무 대사리 꺽자 유자 꽁꽁 재미나 넘자 아장장장 벌이여~"

지난 10일 저녁 7시 30분. 한창 휴식을 취할 저녁 시간이지만 고도리 마을회관은 시끌벅적하다. 회관 문틈으로는 신명나는 강강술래 구절이 흘러나오고, 안으로 들어서면 어르신 13명이 손에 손을 맞잡고 강강술래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고도리 주민들은 30여년 전에도 강강술래를 해왔다. 고도리 이금순 이장에 따르면 해남문화원에서 고도리 주민들이 활기차니 강강술래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에 시작했다고 한다. 그 때만 해도 강강술래에 참여했던 주민들은 56명, 40~50대 '젊은' 나이가 대부분이었다.

지금의 우수영부녀농요 보유자인 이인자 씨에게 강강술래를 배웠던 고도리 주민들은 지난 1995년 영암에서 열린 민속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고, 순천이나 광주 등으로 초청 공연까지 다녔다고 한다.

고도리 오일시장 공터에서 폴짝폴짝 뛰며 강강술래를 했었던 고도리 주민들의 모습은 점차 사라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시대의 변화, 생업 종사, 건강상의 이유 등 다양한 사연으로 강강술래를 지속하기 어려웠던 것.

하지만 그 때의 즐거웠던 기억을 잊지 못한 주민들이 모여 다시 강강술래를 배우고 있다. 고도리 주민들은 올해 해남군 늘찬배달 사업에 강강술래 강의를 신청했고 매주 화요일 한국무용가 김영자 강사와 함께 신명나는 강강술래 한마당을 펼쳐왔다.

특히 김 강사는 주민들 대부분이 70~80대 고령이 되었고 무릎이나 허리 등이 아프거나 불편한 점을 감안해 어르신들의 신체에 맞게끔 강강술래 놀이 형태를 일부 재구성했다. 앉아서 하는 인사를 서서 하는 형태로 바꾸었고 외발뛰기 술래를 보통걷기로, 남생이놀이를 두 사람이서 포크댄스하듯 손뼉치기 하면서 팔짱끼고 도는 놀이로, 지와밟기를 손치기 발치기 놀이로, 고사리꺾기를 서서 빙빙 돌며 꺾어가는 도보걸음 등으로 재구성해 어르신들도 거뜬히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강강술래 놀이를 다 펼치고 나면 대략 15~20분 사이. 어르신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의지하며 강강술래를 하기 때문에 혼자 걷는 것보다 더 오래 운동할 수 있고, 허리를 펴 균형을 잡아주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김성례(75) 씨는 "다같이 모여서 강강술래를 하니 더 즐겁고 건강해지는 것 같아서 좋다"며 "5살배기 손녀도 강강술래 배우러 간다고 하면 저녁밥을 먹다가도 따라나온다"고 말했다.

고도리 주민들의 뜨거운 열의에 감동받은 김 강사는 당초 진행키로 한 강의횟수를 다 채운후에도 재능기부로 강강술래를 가르치고 있다.

김 강사는 "강강술래를 전해져내려오는 형태 그대로 보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시대적 흐름에 맞게 변화시켜 이어가는 것도 필요하다"며 "어르신들이 강강술래를 통해 즐거운 시간도 갖고 운동 효과도 있어 해남의 다른 어르신들도 건강 강강술래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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