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성장, 올해 역대 최고 생산량
1㎏당 1103원, 평균보다 40% 높아

▲ 해남군은 물김 주산지로 지난해 1000여억원에 달하는 위판액을 기록하는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정부도 김을 수출주력 품목으로 선정하고 육성해 나서고 있는 가운데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소비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해남군은 물김 주산지로 지난해 1000여억원에 달하는 위판액을 기록하는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정부도 김을 수출주력 품목으로 선정하고 육성해 나서고 있는 가운데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소비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싣는순서 |

1. 높아지는 바다·수산물 가치, 더 높아지는 양식산업
2. 타지산으로 위장, 해남 수산물 재평가 받아야
3. 물김 위판액 천억원 시대… 품질 향상에 중점 둬야
4. 고부가가치 미래성장 사업 떠오르는 '해삼' 양식
5. 안정적 판매·부가가치 높이는 수산물 가공산업
6. 체험·관광으로 어촌마을 활성화, 어민 소득증대

농수산물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값이 폭락과 폭등을 반복한다. 대개 생산량이 늘어나면 값이 하락하고, 생산량이 떨어지면 값이 상승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김은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값도 오르고 있다. 수출물량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밥반찬으로만 생각됐던 김이 이제는 해외에서 저칼로리 건강 스낵으로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전국 제일의 주산지인 해남군도 이에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 양식2팀 백은영(수산학 박사) 팀장은 현재 국내 김 산업에 대해 그동안 발전 단계를 거쳐 현재 성장단계에 와 있으며 수출 증가 등 도약 가능성이 많은 상황에서 성숙 단계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고 말한다.

백 팀장은 "농수산물은 생산량이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기 일쑤인데 김 가격은 수출 증가 등으로 계속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 김 수출 국가는 13년 전 47개국에서 현재 110여개국으로 증가하는 등 김이 글로벌 식품으로 부각되면서 2~3배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우리나라 김류 생산량과 생산금액은 2000년 13만488톤 1002억7636만9000원, 2005년 19만7610톤 1912억5546만8000원, 2010년 23만5534톤 2305억8795만원, 2015년 38만6646톤 3149억6700만4000원, 2016년 40만9724톤 4473억4205만3000원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17년에는 현재 41만1391톤 4634억9029만9000원으로 역대 최고의 생산량과 생산금액을 기록했다. <그래프 참조>

 
 

연간 9만여톤에 이르는 물김이 생산되는 해남군 역시 올해 물김 위판액이 988여억원에 달할 정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에는 805여억원, 2015년 660여억원, 2014년 565여억원 등 매년 최고 위판액 올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남군내에는 100여곳의 김 가공공장이 위치해 있어 마른김은 전국 생산량의 40%를, 김자반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마른김은 올해 3000여억원, 자반은 1000여억원의 생산소득을 기록해 김이 해남군의 수산업을 이끌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산 물김 산지가격은 작년산 대비 8.8% 높은 1㎏당 1103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 평균(788원)과 비교하면 40% 이상 높게 형성됐다. 물김 산지가격은 2013년산 661원, 2014년산 728원, 2015년산 784원, 2016년산 1014원이다.

김 수출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아
이젠 질적 성장에 초점 맞춰야

백 팀장에 따르면 올해 한국에서는 1억4000만속, 일본에서는 7500만속, 중국에서는 3100만속이 생산됐다. 물김은 현재 3개국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특히 김이 한국의 효자 수출상품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지난 2007년 우리나라 김 수출액은 6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억5300만 달러까지 6배 성장했다. 올해도 지난 8월까지 3억7100만 달러를 수출해 이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5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은 10년 전만 해도 농수산식품 수출 10위였지만 올해는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 김은 지난해 태국(26.3%)으로 가장 많이 수출됐다. 이어 일본 22.3%, 미국 15.7%, 중국 11.7% 순이다. 수출은 마른김이 52.4%, 조미김이 47.5%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정부는 2024년까지 10억달러(1조1000억원) 수출 플랜을 위해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김 산업 발전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하지만 산업에 있어 계속된 상승세만을 기대할 수는 없는 만큼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실정이다.

백 팀장은 양적 위주의 김 생산은 향후 김 산업 기반을 붕괴시킬 우려가 있다며 안전한 식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에 맞추기 위해서는 마른김 등급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와 김 수출을 다투고 있는 일본의 경우 철저한 계획생산과 등급제, 원산지 판매 등을 통해 품질을 지켜나가고 있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한국은 지난 2015년 기준 전 세계 수출의 78.6%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한국의 수출단가는 중국(22.8달러), 일본(38.2달러) 보다 낮은 1㎏당 17.1달러에 불과했다.

백 팀장은 "일본은 어민들이 자발적으로 품질이 낮은 3000원 미만의 김은 폐기처분해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시가에서 생산된 물김은 시가에서만 판매하는 등 원산지에 대한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며 "또한 가장 많은 경비를 이물질 제거에 소요하는 등 자구적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어가에서 사용하는 염산은 소비자에게 안 좋은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에 한국에 맞는 제대로 된 유기산을 개발해 보급하고 이물질 제거 등 안전한 먹거리로 소비자에게 각인될 수 있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올해초 개원 33주년을 맞아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양수산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산분야에서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수산물의 소비 확대를 위해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분야에 대해서는 26.3%가 '수산물 안정성 제고'라고 응답해 가장 높았다.

이와 함께 백 팀장은 잇바디돌김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생산되는 만큼 잇바디돌김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물김 가격 상승에 따른 마른김 생산어가의 경영비가 가중되고 1일 가공 능력보다 과잉생산하면서 품질 저하를 불러오고 있는 만큼 경영 압박에서 벗어나고 안전성 확보에 더 노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시급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인터뷰 | 백은영(한국해양수산개발원수산업관측센터 팀장)

"해남 김 브랜드화 필요"

 
 

- 해남 김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인지?

해남군은 전국 김 생산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전국 1~2위 생산지임에도 소비자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다. 오히려 소비자들은 전국 4위 정도인 완도군을 주산지로 알고 있으며, 최근 김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 주산지가 아님에도 충남 홍성군의 광천 김이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이들 자치단체는 마케팅이 성공했다. 주산지임에도 최종 소비자에게 해남 김이 어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해남군이 풀어내야할 숙제다.

- 우리나라 김 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있다면.

우리나라 김 산업이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물김 생산 어민과 마른김 등 가공업, 판로 확대를 위한 수출업 등 분업화가 잘 돼 김 성장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산량과 생산금액 등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소비 트렌드가 바뀌는 현재 시점에는 질적으론 아직 못 미치고 있다. 이제는 품질 향상에 노력해야할 때다. 

- 해남 김 산업 발전을 위해 현재 필요한 점이 있다면?

최근 소비자들은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양적 성장에만 초점을 맞춰져 왔다. 소비자의 눈높이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등급제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 해남군은 전국 제일의 물김 생산지이며 마른김 가공공장도 많이 위치해 있는 만큼 해남군과 어민들, 수협 등이 모여 협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등급제를 실시하고 일본과 같이 원산지 관리를 철저히 해나간다면 다른 곳보다 좋은 품질이라고 소비자에게 각인돼 브랜드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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