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지면 송호해변.
▲ 송지면 송호해변.

2013년 서울 삼청동의 한 갤러리에서 스마트폰 사진전이 열렸다. '천 번의 감사, 천 장의 사진'이라는 주제로 사진가 김민수씨가 매일 시간을 정해 3장씩, 1년 동안 모은 천 장의 사진들을 현대미술의 한 장르인 '데일리 아트'라는 개념을 차용해 전시회를 연 것이다.

사진을 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가지고 어떻게 전시회를 여느냐"며 의아해 했지만, 이 전시회는 SNS를 통해 일반에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필름에서 디지털로 카메라의 대전환기를 맞이하면서 스마트폰시대의 현대인들은 사진을 쉽고 편하게 접한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매일 사진을 찍고 모두가 즐기는 시대가 됐다.

언젠가 송호해변을 지날 때 풍경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카메라가 없어서 급히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구도를 잡으니 소나무 늘어진 해변이 나름대로 잘 표현되었다.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고향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서 지면에 선택했지만 풍경이 먼저 부각되었다. 풍경사진에만 익숙해진 사진 동아리 습성을 벗어 날 수 없는 게 한때 큰 고민거리였는데 작품에서 여실히 드러나 버렸다.

이렇게 사진에 고민이 깊어지면서 나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카메라를 가지고 2년 째 사진교실을 열고 있다. 사진을 취미삼은 지 10여 년, 요즘은 1주일에 하루는 온종일 사진에 관련된 업무만 본다. 청소년 사진강좌는 물론이고 일반인 사진반도 운영한다. 만만치 않은 카메라 장비의 가격 때문에 사진 배우기를 주저하는 일반인들을 위해 스마트폰 촬영도 겸해서 학습한다.

어떤 이들은 스마트폰 사진 자체를 폄하하지만 사실 스마트폰 사진예술은 스마트폰 개발과 동시에 이루어졌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세계의 유명작가들을 불러들여 자신들이 만든 기기 홍보를 위해 꾸준히 사진전을 열었다. 작가들의 전시회는 사진예술의 실험정신을 통한 일반인과의 소통이 주된 목적이어서인지 여기에서 뜻밖의 반향을 일으킨다.

그리고 카메라 장비의 한계를 벗어나 작은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을 기록하는가하면 우리가 잊고 지냈던 인간의 내면세계도 곧잘 표현하여 대작을 내놓는다. 그러면서 작가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땐 "모든 정성을 다해 의미전달에 열정을 쏟는다"고 말한다. 결국 사진이란 것은 작가의 끊임없는 연구의 결과요,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정지승의 사진교실 535-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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