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관 노인일자리사업
1-3세대 강사 주 2회 활동

▲ 강기호<위쪽>·임광자 어르신이 해남노인복지관 노인일자리 1-3세대 강사파견에 참여하며 활기찬 노후를 보내고 있다.
▲ 강기호<위쪽>·임광자 어르신이 해남노인복지관 노인일자리 1-3세대 강사파견에 참여하며 활기찬 노후를 보내고 있다.
 
 

85세 강기호 어르신과 80세 임광자 어르신은 매주 2회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해남노인복지관 노인일자리사업 1-3세대 강사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바라보며 전래동화 구절을 이야기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활기가 넘친다.

백세시대를 맞아 해남군은 어르신들의 당당한 노후 생활을 위해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7년 노인일자리는 1-3세대 강사파견을 비롯해 문화재 해설사업, 시설관리 봉사, 노-노케어 돌봄서비스 등 22개 사업에 9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강기호 어르신은 5년 전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다양한 사업 중에서도 1-3세대 강사 파견을 신청했는데, 평소 그림에 관심이 많아 아이들에게 구연동화와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수묵화 등 다양한 작품을 그려왔던 강 어르신은 아이들을 위해 이야기책의 한 장면을 그림으로 그린다. 화선지에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먹을 갈아 스케치를 한다. 포스터물감으로 알록달록 색을 입히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 그림이 완성된다. 5년 동안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줄 때 함께한 그림들이 한가득 쌓였다.

강 어르신은 "동화를 들려주는 아이들이 거의 증손자뻘 되는 나이다. 집이나 노인복지관에만 있으면 비슷한 연령대만 만나게 되는데 이 곳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어 즐겁다"며 "아이들도 동화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상을 키워가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임광자 어르신은 지난 2006년부터 10년 가량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베테랑이다. 책을 좋아해 친구들이나 가족 모임 때에도 책 이야기를 해왔는데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 고맙고 귀한 시간이라고 한다.

책을 그대로 읽으면 아이들이 흥미를 갖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미리 내용을 외우고 연습한다. 실감나게 들려주기 위해 책을 읽고, 또 읽으며 자신만의 이야기로 다시 풀어낸다.

특히 전래동화에 나오는 단어들은 요즘 아이들에게 생소한 경우가 많아 옛 문화를 배우고 세대간 소통하는 기회도 되고 있다.

임 어르신은 "이야기를 들려주다보면 칫간이나 변소 등 아이들이 평소 접하지 않는 단어들도 나온다. 아이들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왜 나오는지 신기해하는 데 그 때에는 전래동화와 더불어 내가 겪어온 옛 이야기들을 곁들여 설명해준다"며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대답이나 질문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건강이 되는 한 계속 노인일자리 활동을 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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