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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상편지 속 내 딸, 잘 사는 모습 보니 마음이 놓이는구나"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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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9  1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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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추석은 쭝뚜라 불러

음력 8월 15일 우리와 같아

베트남도 음력 8월 15일이 추석이다. 베트남에서는 추석을 중추라 하는데 현지식 발음은 '쭝뚜'라고 한다.

한국에서의 추석은 설날과 마찬가지로 민족의 대이동이 있고 고향에서 가족들을 만나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명절 중에 명절인데 베트남에서의 추석은 우리나라로 치면 어린이날과 비슷하다.

쫑뚜에 빵과 케이크를 가족들이 함께 먹고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용돈을 준다고 한다. 베트남에서의 최대 명절은 설날인데 우리가 말하는 민족 대이동은 이날 이뤄진다고 한다. 그렇지만 추석에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것은 국경과 인종을 넘어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껀터에서 시집 온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해남에서는 지난 8월 31일 사랑의 편지쓰기 행사가 열렸고 이날 모아진 50여통의 편지는 항공우편으로 친정집에 보내졌다.

해남신문과 해남방송은 이가운데 2명을 선정해 다시 영상편지를 촬영하고 이를 친정집에 보여준뒤 친정집 가족들이 다시 이들 여성들에게 영상편지와 손편지를 띄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 9월 21일부터 26일까지 베트남 현지에서 이뤄진 껀터 이주 여성들의 친정집 방문 행사와 병행해 영상편지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됐다.

영상편지의 주인공은 결혼 4년차인 레 디엠 투이(24)씨 가족과 결혼 11년차인 민수경(30)씨 가족이다.

| 싣는순서 |

1. 땅끝에서 땅끝으로 왔어요
2. 마음으로 쓰는 편지 - 사랑합니다(toi yeu ban, 또 유 반)
3. 편지로 이어지는 우리가족 이야기
4. 껀터에서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
5. 미디어를 통한 다문화가정의 사회복지 방향과 과제는?

   
▲ 해남에서 보내온 딸 가족의 영상편지를 흐뭇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민수경 씨 부모. <가운데>
   
 

영상으로 전하는 가족들의 사랑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베트남 현지에서 만난 민수경 씨 가족들.

껀터에서도 2시간 가까이 차를 타고 들어가 다시 건너편으로 배를 타고 간신히 도착한 민수경 씨 고향 집에는 부모님과 큰 이모, 언니와 남동생 가족들이 나와 취재진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3남 4녀 가운데 민수경 씨가 5째인데 딸 가운데 민수경 씨를 포함해 2명은 한국으로 그리고 나머지 2명은 대만으로 시집을 갔다. 껀터 시내쪽은 그나마 생활이 나은 편이지만 껀터 외곽쪽 마을들은 이처럼 오지인 곳이 많고 어려운 경제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대부분 여성들이 국제결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남에서 지내고 있는 민수경 씨와 남편, 그리고 외손주들의 모습과 영상편지로 전하는 인사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얼굴에는 웃음과 눈물이 교차했다.

어머니 딘티하(59)씨는 "너무 멀어서 딸이 자주 못오니 아쉽지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고 집도 좋고 깨끗한 것을 보니 기쁘다"며 "외손주들도 귀엽고 많이 컸고 사위도 더 잘 생겨진 것 같다"고 말했다.

수경 씨가 영상편지와 함께 전달한 약봉지를 열어보고 신발을 직접 신어보는 민수경 씨 어머니는 애써 눈물을 감췄다.

아버지 누엔 반 웃(61)씨는 "한국으로 시집 간 이웃집 딸들은 해마다 친정집에 오는데 내 딸은 결혼한지 11년동안 2번 밖에 오지 않아 많이 보고 싶다"며 "열심히 일하느나 어쩔수 없지만 시간되면 꼭 와달라"고 말했다.

대만에서 생활하다 잠시 친정집을 들른 민수경 씨 언니 누엔 티미 김(34)씨는 "10년 넘게 동생을 못 봤다"며 눈물을 연신 흘리고 "꼭 내년에는 함께 보자"고 말했다.

오토바이를 타다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민수경 씨가 많이 걱정했던 남동생 누엔 반 더이(27)씨는 다친 무릎을 보여주면서 "이제 많이 좋아졌다"며 "내 걱정은 말고 누나 항상 건강히 잘 지내"라는 인사를 남겼다.

사위 자랑을 하던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사위에게 서툰 한국말로 이렇게 말을 전했다.

"이서방, 베트남 와, 술 먹게"

 

   
▲ 베트남 고향집에서 레 디엠 투이 씨 부모 등 가족들이 영상편지를 촬영하는 해남방송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영상 보러 호치민에서 달려온 아버지

차를 돌려 이번에는 레 디엠 투이 씨의 친정집으로 향했다.

레 디엠 투이 씨는 3남 2녀 가운데 막내이다. 아버지와 오빠 3명은 호치민에서 집을 짓는 일을 하고 있는데 한달 가운데 3분의 2는 호치민에 나머지는 껀터집에서 생활하는데 이날은 한국에서 딸의 영상편지가 전달된다는 소식에 호치민에서 잠시 일을 접고 집에서 취재진을 맞아주었다. 결혼식날 딸과 사위 모습을 본 뒤 지금까지 4년동안 한번도 만나지 못했고 사랑스러운 외손주도 직접 만날 수도 안아볼 수도 없었다.

부모는 영상으로나마 딸 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연신 흐뭇한 미소를 띄우기도 하고 기쁨과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어머니 누엔 티 착(59)은 "그동안 걱정했는데 딸이 기분 좋은 모습으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하다"며 "외손주를 너무 안고 싶은데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아버지 레 반 드(59)는 "같이 결혼했던 이웃집 4명은 친정집에 잘 오는데 우리 딸은 바빠서 4년동안 한번도 오지 못해 너무 보고 싶다"며 "그래도 영상으로나마 이렇게 얼굴을 보니 너무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언니 레 티 안 두엣(32)는 "시간되면 꼭 아이 데리고 집에 오라며 본 지 오래돼서 너무 보고 싶다"며 눈물을 펑평 흘렸다.

작은 어머니 누엔 티 배 사우(42)도 "둘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니 기쁘다", "시간 되면 꼭 오라"고 당부했다.

아빠는 영상으로 처음 마주 대하는 사돈(레 디엠 투이 시어머니)에게도 인사를 남겼다.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 우리 딸 잘 부탁합니다"

그리고 사위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사위, 어머니께 잘 해 드려, 어머니 밖에 없으니 사위도 아프지 말고"

결혼이주여성들과 베트남 가족들은 휴대폰이나 SNS방송을 통해 영상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곤 한다. 그러나 서로 바쁘고 부모님의 경우 휴대폰이 없는 경우도 많아 함께 사는 남동생이나 여동생이 있어야 통화가 가능해 보고 싶을 때 바로바로 볼 수도 없다.

그래서인지 영상편지에 소중한 마음을 담아 가슴에 있는 말을 전하는 이들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가족들의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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