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에는 현재 군수가 없다. 해남군수가 비위 혐의로 군수직을 상실한 것이 벌써 3번째다.

1995년 제1대 지방동시선거에서 민선 1기 군수가 선출된 이후 지금까지 6차례 전국지방동시선거가 실시됐다. 하지만 해남군은 2차례의 보궐선거로 8번의 군수 선거가 치러졌다. 이렇다보니 보궐선거군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8차례 선거에서 5명의 군수가 선출됐지만 이중 50%가 넘는 3명의 군수가 비리혐의로 구속돼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그것도 3차례 연속 벌어진 일이다.

박희현 전 군수는 직원들의 인사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김충식 전 군수는 공사와 관련해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박철환 전 군수는 인사비리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 교도소에 수감 중인 박 전 군수는 오늘(29일) 모범수로 가석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직이 박탈됐기 때문에 군수에 복귀할 수 없다. 때문에 군수공백사태는 내년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까지 불가피하다.

군수가 있고, 없고는 활기찬 군정을 위한 과정에서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군수 공백기 어수선한 군청 분위기는 군민들도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정무적 판단을 내릴 군의 수장이 없다보니 작은영화관 등 군민들의 큰 관심사인 현안사업들이 답보상태다. 부군수가 군수권한대행을 맡으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부군수로서의 역할과 군수권한대행으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다보니 한계가 있다. 해남군정에 대한 지적이 제기될 때 군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말들이 어김없이 나온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군수가 없다보니 일부 공무원들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도 서슴치 않는다.

추석을 맞아 삼삼오오 모이다보면 내년 지방선거 이야기가 좋은 안주가 될 것이다. 군수에 출마코자 하는 예정자들은 진작부터 해남 곳곳을 누비며 지지자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을 당선시키며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 보니 향우들 중에서도 민주당 후보로 군수에 도전하고자 한다는 이야기들도 나온다. 군수, 도의원, 군의원까지 내년에 실시되는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출마예정자들의 이름도 하나둘 거론되고 있다.

출마예정자들에게도 명절은 자신을 알리는데 좋은 기회다. 하지만 단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데 만 치중하지 않길 바란다.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정자들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 바란다. 그동안 잦은 보궐선거로 정치인에 대해 회의감마저 느끼고 있는 군민들에게 기성 정치인이라는 인식을 받지 않길 바란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8개월여가 남았다. 해남군수가 자신의 정치적 목표라면 해남군과 군민들의 발전을 위한 뚜렷한 정치적 소신과 정책을 갖추길 바란다. 예전처럼 혈연, 인맥을 통해 표를 갈구하는 선거는 지겹기만 하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