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주식의 고수는 손절매 시점을 잘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보유 주식의 현재시세가 매입가격에 미치지 못하고 향후로도 상승전망이 없다고 판단될 때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것을 손절매라고 한다.

그러나 이게 본전생각 이나 미련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오히려 잘못된 결정에 더 투자를 하면서 파멸의 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개인은 물론 조직이나 지방정부, 중앙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다 이게 아니다 싶을 때는 손절매처럼 빨리 재검토후 정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이득이다.

애초에 정책을 결정할 때 투자대비 수익성을 부풀리거나 결정한 정책의 효율성을 평가할 때부터 부정적인 측면은 외면하거나 축소하고 긍정적인 측면은 확대하고 강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정책을 중지하거나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미국이 독주하던 항공기 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가 합작해 1969년 생산한 초음속여객기가 콩코드이다. 삼각형 날개와 독수리 부리처럼 앞으로 구부러진 특징적 외관뿐 만 아니라 파리와 뉴욕을 3시간대 운행하는 빠른 속도가 장점이었다. 그러나 양력문제로 기체가 좁고 길게 설계되어 승객이 앉기에 불편한 좌석과 비싼 요금, 연료효율성이 문제였다.

1970년대 세계경제불황과 오일쇼크 여파로 1976년 상업운행을 시작한 콩코드는 일반 승객들에게 외면 받았다. 영국과 프랑스는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과 자존심 때문에 투자를 포기하지 않았다. 2000년 7월 파리발 뉴욕행 콩코드가 이륙중 폭발해 승무원과 승객전원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앞서 이륙한 항공기에서 떨어진 금속물체가 뒤이어 활주로를 달리던 콩코드기의 타이어를 파열시켰고 뜯겨나간 타이어 파편이 연료통을 강타하면서 폭발로 이어진 것이다.

기체결함이나 조종사의 실수로만 보기 어려운 우연의 연속에 의한 사고였지만 결국 운행 재개 후 승객의 감소와 유지비 때문에 2003년 11월 마지막운행을 끝으로 퇴장해 박물관에 전시되는 운명이 되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을 두고 공론화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에 들어가면서 원안대로 건설하는 방안과 건설을 중지하는 방안을 두고 치열한 여론전이 전개되고 있다.

찬성 측은 원전이 경제적이기 때문에 건설을 중지하면 전력의 안정적 수급과 전기요금인상이 우려된다. 뿐만 아니라 원전산업에서 뒤쳐져 주도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대 측은 현재 전기생산비용만이 아닌 안전대책비용과 사용후 연료처리 문제 등의 미래비용을 고려하면 결코 싼 에너지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전력의 안정적 수급이라는 문제도 일본이 후쿠시마원전 폭발사고후 모든 원전이 가동을 중지해 전력예비율이 3%에 불과했으나 정전된 적도 없고 가정전기 수요도 10%가 줄었다. 우리나라의 전력예비율 22~23%는 과잉투자라는 주장과 함께 일정정도 전기요금이 오르더라도 안전담보와 미래세대에 위험을 떠넘기지 않은 비용이기에 감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공정률이 30%에 달한다고 이미 발생한 비용에 집착해 예상되는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된다. 찬성 측과 반대 측 그리고 국민의견을 세심하게 수렴한 후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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