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란(사회복지사)

 
 

따가운 햇볕을 비집고 달려온 바람은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느끼게 하는 날이다. 해남의 관문인 우슬재를 넘다 보면 하사와 병장이 부른 '해남 아가씨'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길이 포장되기 이전의 노래이니 우슬재를 넘으려면 가파른 고갯길에 올라 걸어온 길을 뒤 돌아보며 잠시 피곤함을 내려놓고 땀을 씻으며 쉬어 갔으리라.

요즘이야 반듯하게 뚫린 포장도로를 달려오니 금세 해남으로 들어설 수 있는데 일부러 옛길을 택하여 옥천면 삼거리에서 우회전으로 접어들어 우슬재를 넘어 보는 것도 옛 생각에 젖어 유년의 어느 하루를 만나 볼 수 있다.

9월 사회복지주간을 지나며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손이 미치지 못한 부분을 세밀하게 찾아내어 함께 어울려 가는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사회복지종사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말소리와 맑은 하늘에 울려 퍼지는 해맑은 웃음소리는 이제 좀처럼 동네 어귀나 골목에서 만나보기 힘든 풍경이 되고 말았다.

아동학대나 성폭력의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이 아이들의 아픔을 어떻게 따뜻한 치유를 할 수 있도록 보듬어야 할까? 여러 가지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지곤 한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아이들, 내 자식이 아니어도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은 아이들이 온전하게 사랑받으며 올바르게 자라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몫일 텐데 순간의 짧은 생각으로 이성을 잃은 실수로 인해 아이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을 트라우마를 심어 주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 진정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면 얼마나 좋을까?

삶이 녹록지 않아 아니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아무 견제도 할 수 없는 힘없는 자식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무지함에서 벗어나게 우리 사회가 도와야 함을 말하고 싶다.

다는 그렇지 않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여성의 모성은 남성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기에 어머니 교육보다는 아버지의 교육이 앞서서 선행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미 아버지의 교육을 오래 전부터 시행해 오는 곳도 있지만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그 범위를 넓혀가면 참 좋겠다.

요즘 같이 맞벌이하는 부부가 많아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맡겨져 양질의 보육을 받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며 짧은 시간속에 함께 있는 가족의 울타리에서 느껴지는 사랑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것이기에 직장이나 아니면 기관에서 아버지의 교육을 통해 보육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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