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가 열리면 의례 내외빈들을 초청한다. 특히 해남군의 수장인 군수는 1순위 초청대상자다. 군민들의 대표 중의 대표인 해남군의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해남군내 각종 행사장에서는 해남군수도 해남군의장도 볼 수 없다. 때문인지 예전보다 썰렁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해남군수는 공석이다. 인사비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군수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부군수가 해남군수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지난 1월 4월 취임한 해남부군수는 부군수 취임과 동시에 군수 권한대행까지 맡았다. 해남 출신이 아니고 해남에서의 근무도 처음이다 보니 해남군정 파악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부군수는 취임 초기부터 군이 주관하는 행사를 제외한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자신은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행사장을 다니는 시간을 아껴 군정을 파악하고 군민들에게 공직자로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1년이면 해남군내에서만 수백가지의 행사가 열린다. 특히 봄, 가을에는 각종 행사들이 집중돼 취재차 하루에 3~4건의 행사를 다닌 적도 있다. 땅끝에 갔다가 문내에 갔다가 행사장을 쫓아 다니는 데만 하루가 걸린 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반발도 있었지만 해남군의 장기간 군수 공백사태로 군과 공직사회의 활기가 떨어져있다 보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부군수의 의지에 많은 군민들이 공감하고 환영했었다.

하지만 점점 부군수의 행사참석과 관련해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전국 레슬링대회, 전국 펜싱대회 등 외지에서 수천명의 선수단과 가족들이 참석하는 전국 대회에서도 해남군수의 환영인사를 들을 수 없었다. 지난 15일 열린 화산면민의 날도 마찬가지였다. 화산면의 가장 큰 행사이며 많은 면민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날인데도 군의 수장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더욱이 군의장도 병원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고 있어 군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부군수가 취임한 지 이젠 9개월여가 되어간다. 지난 8개월 동안 군정에 대한 파악도 어느 정도 했을 것이라 본다. 이젠 군민들과의 소통을 늘려나갈 때라고 생각된다. 군민들과의 소통은 해남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중요한 창구이기도 하다. 공직자로서만이 아닌 군수가 공석인 상황에서 군의 아버지로서의 모습도 기대하는 군민들이 많다.

다음 달은 경로의 달이며 한 달 뒤면 노인의 날(10월 2일)이다. 노인의 날은 지금의 해남을 있게 한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된 날로 의미가 남다르다. 노인의 날 행사장에선 군민들과 소통하는 부군수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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