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은 3면이 바다로 둘려 쌓여 있는 반도로 해안선이 300여㎞에 달하지만 농업에 비해 수산업이 홀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미래의 자원 보고로 바다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수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어족자원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양식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수산업에 대한 인식을 변화해 수산 강군 해남을 목표로 삼아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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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높아지는 바다·수산물 가치, 더 높아지는 양식산업
2. 타지산으로 위장, 해남 수산물 재평가 받아야
3. 물김 위판액 천억원 시대… 품질 향상에 중점 둬야
4. 고부가가치 미래성장 사업 떠오르는 '해삼' 양식
5. 안정적 판매·부가가치 높이는 수산물 가공산업
6. 체험·관광으로 어촌마을 활성화, 어민 소득증대

미래식량 자원으로 수산업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산물 소비량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전 세계의 수산물 생산과 소비, 교역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역의 성장을 이끌 소득원으로 개발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4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FAO(유엔식량농업기구) 농업전망보고서 2017~2026 통계'를 인용해 앞으로 10년간 전 세계의 수산물 생산·소비·교역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6년 전 세계 수산물 생산량은 1억9390만톤을 기록해 2014~2016년 평균 생산량인 1억6830만톤 보다 15.2%(2560만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양식수산물이 모든 농축수산물 중에서 가장 빠르게 비중이 커지는 단백질 공급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생산량 증가세가 둔화됨에 따라 수산물 소비량은 증가하지만 소비증가율은 연 2.9%(2007~2016)에서 연 1.4%(2017~2026)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수산물 소비량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 SOFIA(세계수산양식현황) 통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인당 수산물 연간 평균 소비량은 1960년대에는 9.9㎏에 불과했지만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평균 소비량은 20.2㎏을 기록하는 등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50년 동안 연평균 3.2%씩 증가해 온 것이다. 특히 2025년에는 21.8㎏ 이를 것으로 조사되는 등 수산물 소비량은 계속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FAO는 수산물 수요 증가, 국가간 교역량 확대, 수산물 보존 기술 발당 등에 힘입어 2025년까지 세계 식용 수산물 교역량이 2014년 3915만톤보다 18.4% 증가한 4636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수산물 소비가 증가한 원인은 양식업 활성화에 따른 수산물 생산량 급증을 비롯해 소비자의 건강식품 선호 경향이 확산되고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 수산물 판매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어선어업 정체 속 양식어업 성장
생산량 추월 수산업 성장 견인해

특히 어족자원 고갈과 어장 황폐화 등으로 어획어업 생산량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양식어업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간척사업 등으로 어장이 축소되고 무분별한 남획을 비롯한 연안생태계 오염 등으로 어족 자원이 감소해 어선어업 생산량은 70년대에 비해 절반까지 감소한 것. 반면 어업생산량은 80년대 중반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양식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수협수산경제연구원 박준모 연구위원은 "전 세계 어선어업 생산량이 1995년에 9400만톤이었으나 2014년은 9500만톤으로 20년 동안 불과 100만톤 증가하는데 머물며 우리나라는 연근해어업과 원양어업을 포함한 어획어업 생산량도 2002년 170만톤에서 2016년 141만톤으로 오히려 하락했다"며 "반면 전 세계 양식어업 생산량은 1995년 3100만톤에서 2014년에는 1억100만톤으로 증가했고 우리나라의 양식어업 생산량도 102만톤에서 157만톤으로 약 50%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의 부존자원량의 감소와 세계 각국에서의 어선어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어선어업의 어획량 증가는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우리나라도 2015년 양식수산물은 169.7만톤 생산된 반면 어획수산물은 164.6만톤 생산돼 양식수산물 생산량이 어획수산물 생산량을 추월했다"고 강조했다.

수산물 생산량은 어선어업의 정체 속에 양식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사실상 수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양식업의 첨단 산업화를 통한 수산업의 생산인프라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김재철 어촌양식정책과장은 지난해 윤영일 국회의원이 마련한 수산입법과 수산정책 발전 토론회에서 "첨단 친환경 양식기술 개발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패류와 해조류 면허도 확대하고 참다랑어와 연어 등 신규 고부가가치 품목 육성 등을 비롯한 6단계에 달하는 수산물 유통단계를 4단계로 단축하고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관리도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수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수산자원 보호와 육성을 비롯해 친환경 복지어선 선조 지원, 외국인 어선원 수급 정책 개선, 어선·어선원 재해보상보험 국고지원 확대 등 어업인 조업환경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한 수산물산지위판장 운영 혁신과 수산관련 세제 개선 등 어업활동 기반 지원과 어촌계 활성화와 귀어·귀촌 활성화 등 어촌 활성화에 대한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기고> 박준모(수협수산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식량산업으로서 수산업과 양식산업 발전 방향 

 
 

세계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UN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 73억명인 전 세계 인구는 2050년에는 최대 109억명, 2050년에는 최대 123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의 증가는 식량문제를 동반한다.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 추세를 감안할 경우에 2020년의 전세계 식량 수요량은 현재의 약 1.7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농산물과 축산물의 생산 증가는 인류의 식량 수요량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산물의 생산량은 일정 정도 증가할 것이지만 육류 소비의 증가로 인한 사료 작물 생산의 증가와 추가적인 경지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식용 작물 생산량의 증가가 인류의 수요량을 충복시키기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축산물을 대체할 수 있는 식용 단백질원으로 식용 곤충에 관심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식용곤충 생산을 위한 사료와 물의 소비량이 수산물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류와 곤충 그리고 육류 1kg을 생산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료량이 넙치는 1.2kg인 반면 귀뚜라미는 2.0kg, 소고기는 5.5kg으로 축산물은 물론 식용 곤충의 사료효율이 수산물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래 식량산업으로서의 수산업의 중요성이 매우 큰 이유이다.

그러나 미래 식량산업으로서 수산업의 지속적인 생산량 증대도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전 세계 어선어업 생산량이 1995년에 9400만톤이었으나 2014년은 9500만톤으로 20여년동안 불과 100만톤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반면 전세계 양식어업 생산량은 1995년 3100만톤에서 2014년에는 1억100만톤으로 약 3.3배 증가하였다. 이미 수산업의 중심이 어획어업에서 양식어업으로 이동한 것이다.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등 세계적인 미래학자들도 21세기에 가장 유망한 산업 중의 하나로 양식산업을 언급하고 있다.

양식산업이 식량산업의 중심으로 발전하기 위한 발전방향으로 다음의 3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양식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양식산업 육성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양식산업의 육성에 대한 거시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세부 실행방안을 작성하여야 한다. 현재 양식산업 육성 정책은 대부분 개별 품종을 대상으로 생산량과 수출증대를 목표로 하는 것이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 양식산업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양식산업 전체를 조망하는 기본계획의 수립이 요구된다. 특히 단순한 생산량 증대가 아닌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양식수산물의 생산을 위한 방안과 전체 양식수산물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해조류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고 양식수산물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둘째, 양식산업 분야에 ICT기술을 접목하여야 한다.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것 중의 하나가 ICT 기술이다. 이미 우리나라 여러 분야에서 ICT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ICT기술은 미래 우리 사회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식산업 분야에서는 양식장 관리시스템과 양식수산물 정보시스템 구축 분야에서 ICT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양식수산물 정보시스템 부문에서는 부화부터 출어까지 양식수산물의 생육정보, 양식장 운영정보 등을 데이터베이스화(DB)하여 소비자에게 양식수산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소비자 중심의 양식산업 경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양식산업의 경영이 소비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양식산업은 소비자라는 변수에 대하여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였다.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는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양식산업은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가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동안 우리나라 양식산업은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최근 일부 양식업 경영자 중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품종과 양식기술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으나, 이러한 움직임이 양식산업 전체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내가 생산할 수 있는 양식수산물이 아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양식수산물을 생산하여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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