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업 위주 편성 등 지적
회전교차로 등 27억원 삭감

해남군이 1577억원에 달하는 추경안을 편성해 해남군의회에 제출했지만 여전히 장기적인 대형 사업이나 신규 사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올해 추경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임에도 새로운 사업 보다는 건설공사 위주로 예산이 편성됐으며 시급성 보다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본예산에 편성돼야 할 사업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추경은 용도가 정해진 본예산이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간 뒤에 부득이하게 필요하고 불가결한 경비가 발생했을 때 예산을 추가로 변경해 의회에 제출하고 의결을 거쳐 집행하는 예산으로 대개 수십억에서 수백억원 규모로 편성돼 왔다.

해남군은 지난해 1100억원 이상의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하고 보통교부세를 확보함에 따라 지난 1회 추경이 1032억원 규모에 달한데 이어 이번 2회 추경도 1577억원이라는 대규모 추경안을 편성됐다. 2회 추경안의 주요 세출예산을 살펴보면 국도비 사업의 사업비 조정에 따른 보조재원 및 군비 부담금 86억원, 해남형 공공근로사업 추진 등 직접 일자리 창출 11억원, 창업지원 3억원, 신규 프로젝트 발굴 보고회 등을 통해 요구된 11건의 용역 예산 2억원 등이다.

해남군의회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제272회 임시회를 열고 군이 제출한 제2회 추경안 등을 심의했다. 이번 심의에서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지난 1회 추경에 이어 2회 추경에서도 새로운 신규 프로젝트보다는 농로와 배수로 정비 등 소규모주민숙원사업 비중이 크다보니 돈은 있는데 쓸데가 없어 건설사업 위주로 편성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김병덕 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주민숙원사업도 지금과 같은 농로와 배수로 설치, 마을회관 개보수, 운동기구 설치 등이 아닌 취수사업이나 마을 수익사업으로 변경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대형사업의 부재는 여전히 해남군의 풀어야할 숙제다"며 "이번 추경안 심의에서는 추경의 성격에 맞게 시급하지 않거나 1억원 이상의 숙원사업에 대해서는 삭감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군의 제2회 추경안에 대해 군의회는 총 27억512만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예산은 현충탑 조경공사 1000만원, 우수영유스호스텔 계단 난간보수 200만원, 우수영유스호스텔 배수로 정비 200만원, 우수영유스호스텔 저수조 청소 50만원, 우수영유스호스텔 유류게이지 관리 130만원, 우수영유스호스텔 장판 및 벽지 보수 1332만원, 해남유스호스텔 계단난간보수 100만원, 해남유스호스텔 기계실 정비 100만원, 옥매광산 광부 집단수몰사건 희생자 위령사업 200만원, 괭생이모자반 처리용 해양쓰레기 선상집하장 제작 설치 7억원, 농협주유소 앞 회전교차로 설치공사 10억원, 가학산휴양림 숲속의 집 신축 9억6200만원, 가로수 기증 식재 기념비 제작 1500만원 등이다.

괭생이모자반 처리용 집하장 예산은 해남만의 문제가 아님에 따라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점, 군의 계획대로 단순히 수거해 모아만 놓고 자연적으로 처리할 경우 2차 해양오염 우려가 있는 만큼 자원화 등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한 점 등을 들어 삭감됐다. 농협주요소 앞 회전교차로 예산은 회전교차로가 설치되면 횡단보도신호체계가 사라져 보행자가 위험해 질 수 있어 현지 여건상 입지 타당성이 낮다는 이유로 삭감됐다. 가학산휴양림 숲속의 집 예산은 가학산에 계속적이 투자가 이뤄져야하는 지 면밀한 점검이 우선돼야 하며 시급을 요하는 사업을 편성하는 추경예산 성격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삭감됐다. 옥매광산 광부 집단수몰사건 희생자 위령사업비는 타 단체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당초 500만원 예산 중 200만원이 삭감되고 300만원만 승인됐다.

한편 우수영 5일시장 환경개선 예산 9억원도 당초 산업건설위원회 심의에서 시급을 요하는 추경 예산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삭감됐다가 예산결산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다시 부활해 논란이 일었다. 산건위 A의원은 "산건위에서 현장까지 방문해 필요성 등을 점검해 결국 예산삭감을 결정했지만 예결위 심의에서 B의원이 예산 통과를 주장해 다시 살아난 것이 사실이다"며 "추경에 편성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삭감했었지 사업이 필요없다는 이유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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