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으로 유명한 진해군의 벚꽃빵, 대나무로 잘 알려진 담양군의 죽순빵, 경주시가 전통음식으로 지정한 황남빵, 사과의 고장 충주시에서 만든 사과빵, 동백섬으로 불리는 오동도의 고장 여수 꽃빵, 아찔한 매화향이 가득한 광양시의 매화빵….

앞서 언급한 빵은 지자체의 특색을 반영해 지역 명물로 전국에 알려진 빵이다. 이외에도 속초시 단풍빵, 통영시 꿀빵, 가까운 이웃 지역 완도의 장보고빵까지 전국에는 지역의 특징을 반영한 다양한 빵이 만들어지고 있다. 지역별 빵 명소 성지순례라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 '빵지순례'까지 생겨날 정도다. 빵을 맛보기 위해 일부러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특히 요즘은 SNS의 발달로 인해 전국 각지의 소식이 빠르게 전파되는데다 관광지 방문에 앞서 사전 정보를 얻으려는 관광객들의 여행 패턴이 더해져 지역별 명물 빵에 대한 정보가 널리 퍼지고 있다. 한 번 이름을 알리면 꾸준한 홍보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밥보다 간편한 빵을 선호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쌀밥을 주요 식단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지난 몇 십년간 쌀 소비패턴이 크게 변화했고 이는 누구나 공감하는 주제다. 통계청이 조사한 1인당 연간 양곡소비량을 보면 지난 1996년 104.9kg에서 2006년 78.8kg, 2016년 61.9kg으로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즉석 가공밥은 2011년 2만 9261톤에서 2014년 4만1087톤으로 증가했다. 쌀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는 것이다. 이에 많은 지자체에서는 변화한 쌀 소비 트렌드에 맞춰 쌀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쌀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쌀빵도 그 중 하나이다. 이번에 쌀빵 취재를 하며 해남군 농업기술센터 쌀빵 동아리 회원들이 만든 100% 쌀가루 빵을 시식해볼 기회가 있었다. 특유의 부드러움과 폭신폭신함이 느껴졌고 지역 특산품인 단호박까지 더해져 건강한 음식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필자는 빵을 자주 사먹는 편이고 타 지역에 가면 지역 명물 빵을 꼭 구입한다. 그렇다보니 해남만의 빵이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물론 해남만의 특별한 빵을 만들자는 의견은 계속 제시돼 왔고 전복을 잘라 넣은 전복빵을 만들기도 하는 등의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해남의 특색과 브랜드를 담지 못하다 보니 아직까지 명물 빵이 탄생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쌀빵의 특성을 살려 해남만의 빵을 개발해보는 것은 어떨까. 해남은 쌀 생산량이 많은 농군이기에 쌀 소비 방안이 개발된다면 지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관광산업에도 일조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계절별로 지역 농산물을 추가한다면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수도 있겠다. 해남만의 특색을 부여한 맛있는 명물 빵이 개발된다면 제1호 손님이 되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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