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억코자 군민 성금 모아 조성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됐다 고향으로 돌아오던 중에 선박 화재로 수몰돼 목숨을 잃었지만 지금까지 진상규명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옥매광산 광부 수몰사건'. 사건이 발생한지 72년이 넘은 올해 군민들이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조형물 건립에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산 옥매광산 광부 수몰사건 추모조형물 건립추진위원회가 지난 11일 발족했다. 옥매광산은 일제가 군수품의 원료인 명반석을 얻기 위해 개발한 곳으로, 일제강점기 국내 강제동원 중 가장 큰 규모의 동원지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옥매광산 개발에 강제동원됐으며 1945년 4월 또 다시 제주도로 끌려가 군사진지나 해안동굴을 만드는데도 강제 동원됐다. 이들은 광복 이후인 1945년 8월 23일 고향으로 돌아오던 중 선박 화재로 배가 수몰돼 약 118명의 광부들이 목숨을 잃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137명도 끔찍한 기억만 남은 채 일찍 세상을 떴다.

안타까운 역사를 기억하고자 매년 마을에서는 유족들이 심시일반 후원금을 모아 추모제가 열리고 있지만 유족들이 나이가 들고 대부분 고향을 떠나 추모제 진행마저 어려운 실정에 놓였다. 다행히 황산면과 문내면 등이 나서 기관사회단체에 성금 모금을 제안해 추모제가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큰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군민 1인당 1계좌 1만원 후원모금 운동이 펼쳐져 추모조형물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추모조형물은 울돌목에 조성된 '명량의 고뇌하는 이순신 상'을 제작한 해남읍 출신인 이동훈 작가가 바다에 수몰된 118명의 광부들의 아픔과 그리움을 담아 제작했다.

추진위는 다음달 6일 황산 옥동리 선착장에서 제막식을 가질 계획이다.

한편 지난 1월에는 한국 홍보 전문가로 유명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네티즌들과 힘을 모아 국내 강제징용이 벌어졌던 옥선창에 '옥매 광산 역사 이야기' 안내판을 세우기도 했다. 서 교수팀은 지난해 3·1절을 맞아 국내 강제징용 마을 안내판 세우기 프로젝트를 시작,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1500만원 상당의 성금을 모아 옥매광산 안내판을 설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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