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행복 강박증에 걸려있는 것 같다. 우리가 매일 매일 쉴 틈도 없이 바쁘게 치열한 무한경쟁 사회를 힘들게 살아가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 라는 것도 아이러니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국민소득이 100배 이상 성장했지만 한국인의 자살률, 이혼율, 삶의 만족도, 일터에서의 스트레스 정도는 줄어들지 않고 급증해 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우리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어떠한 삶이 행복한 삶인지? 에 대해서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다. 사회 곳곳에 불어 닥친 인문학 열풍이나 웰빙, 힐링, 욜로 등의 사회적 트랜드에 사람들이 혹시나 남들에게 뒤처질까봐 전투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듯 싶다.

종교나 철학의 행복론 이나 최근 행복에 관한 과학적 연구가 활발한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나름대로 분석해보면 크게 '재미있고 즐거운 삶'과 '의미있고 보람된 삶' 이라는 두 가지요소로 축약해 볼 수 있다.

첫째, 행복에 이르는 길의 입구는 삶을 재미있고 즐겁게 영위하는 것이다. 일상(ritual)을 긍정적으로 희망을 가지고 여유있게 살아가는 것이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불안한 마음으로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잔뜩 안고 살아가는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웰빙(well being)은 좋은 주거환경에 유기농 식품을 먹으면서 취미나 건강 활동을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라도 인간존재(human being)가 공동체 속에서 이웃과 서로 사랑하며 상대를 인정하며 교류하는 좋은(well)관계를 형성하여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웰빙의 삶'이다.

요즘 광고 문구에 자주 사용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라는 말도 본래 의미는 '오직 한번뿐인 인생'으로 그러기에 하루하루에 충실하자는 본래 의미보다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나 계산 없이 삶의 패턴을 급속변화 시키거나 향락적 삶을 부추기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둘째, 행복한 삶의 출구는 의미 있는 삶을 통해 자기실현과 함께 타인과 사회에 공헌하는 일이다. 각자가 지닌 강점과 재능을 살려 이를 삶 속에서 마음껏 실현해 나가는 일이다. 이러한 몰입은 타의에 의한 것이 아닌 자기결정과 자발성을 극대화 시키고 지금-여기(Here & Now)에 충실 하는 것이다.

행복이란 동전을 넣고 선택하면 미리 저장된 노래가 흘러나오는 자동전축(juke box)이 아니다. 재미있고, 의미 있고, 이웃과 사회의 복지를 위해 몰입하는 무아(無我)의 경지에 이른다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인 지복(至福)에 이르는 길이다. 그런데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하는 우리의 문제는 무엇 때문일까? 머리속 생각으로는 아는데 이를 위해 난관을 극복하고 실천하는 가슴과 마음속의 열정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행복의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그러나 흔히 우리는 닫혀진 문을 오랫동안 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열려 있었던 문을 보지 못한다" 라고 헬렌 켈러가 말했듯이 자신이 가족과 직장 그리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을 가지고 열린 행복의 문으로 들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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