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정(광주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최근 뉴스에선 갑질 횡포에 대한 실상 보도가 연일 터지고 있다. 갑질은 갑을관계에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갑질은 강자인 '갑'이 약자인 '을'에게 폭언·구타·강압·학대·일방적 권리행사·전횡 등의 형태로 나타나서 을에게 고통을 주고, 을의 생명과 생계를 위협하는 패악질이 되는 것이다.

기업에서 기업주와 고용된 근로자,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군대에서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 등 여러 곳에서 발생한다. 이번 군에서 발생한 육군 2작전사령관 박찬주 대장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은 부인 전모 씨가 더욱 심한 갑질을 하였다는 보도에 온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대통령도 나서서 갑질문화를 점검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국가와 경제 사회전반에서 갑질 횡포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가 되었다.

정치판에서 대표적인 갑질은 국회의원이 보좌직원을 상대로 임금착취나 폭언, 학대, 악질적 연장근무, 임면권의 무자비한 전횡이다. 필자도 2012년 지역 국회의원 보좌관을 할 당시 제19대 선거 재선에 일조하여 4년 더 보좌관을 할 것을 믿고 있었으나 선거 직후 잔인하게 해고당했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을 당한 것이다. 국회의원의 기습적인 해고 갑질에 당한 나는 살길이 막막하여 사람이 죽을 때 사용하는 관(棺)을 파는 상조영업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였다.

국회의원의 갑질은 전형적인 악목불음(惡木不陰)이다. 나쁜 나무는 그늘이 없다. 나쁜 사람에게는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주변 사람을 해고하는 갑질의 결과는 당한 사람들이 뭉쳐서, 다시는 갑질을 못하도록 정치판에서 퇴출시키는 것이다. 정치인의 갑질 횡포는 차기 선거에서 낙선을 예고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퇴출되었던 자가 대선에서 가방모찌를 잘하여 다시 공직에 재취업하였을지라도 잔인한 갑질의 주홍글씨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정치인은 진정한 '갑'이 국민과 유권자라는 것을 명심하고 처신해야 할 것이다.

갑질은 과거 자기의 어려운 시절을 망각하는 천박한 사고방식에서 나온다고 본다. 자기의 출세나 성공을 과시하려는 '과시욕', 불우한 비정상 가정환경에서 나타나는 '파에톤 콤플렉스',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인정 결핍' 등에서 비롯되어, 자제력을 잃고 무례한 언행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자들이 공직을 맡으면 임무에 충실하기 보다는 본인의 재산증식 등 사욕을 채우면서 직권남용에 빠지기 쉬우므로 국민은 늘 감시해야 한다.

갑질 횡포의 끝은 을의 원망이 되어 갑의 피해로 돌아간다. 기업주는 '을'이고 그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주는 소비자가 진정한 '갑'인 것이다.

변화무쌍한 현대에서 개인의 성공과 출세는 오래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성공한 '갑'은 항상 겸손하고 감사하며 포용해야 그 번창이 오래 갈수 있다. 과거 한국전쟁 당시 지주라고 모두 인민군에게 총살당하고 소작인들에게 죽창을 맞아 죽은 것은 아니었다. 어려운 소작인과 고통을 함께하는 착한 지주는 오히려 소작인들이 보호하여 국난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였던 사례들이 증명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 사회는 소득불평등과 사회양극화, 고용불안정으로 악성 갑을관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갑질의 횡포 보다는 '갑'과 '을'이 공존공생 협력하여 함께 살아야 한다. 앞으로 갑질 횡포는 인터넷과 뉴스를 통해 빠르게 알려져서 사회에서 매장되기 십상이고, 법적 처벌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인간사 인생무상! 모든 것은 항상 변한다. 영원한 '갑'도, 계속 당하는 '을'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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