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과 재미 가득한 소꿉놀이

 
 

지난 19일 오후 4시, 프로그램실로 쓰고 있는 예배당에 여섯 명의 아이들이 모였다. 꿈바라기 지역아동센터(센터장 김애선)에서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연극 수업을 위해서다.

그런데 진행 방식이 사뭇 다르다. 먼저 모여서 오늘 진행할 내용을 의논하고 실행하는 것을 아이들이 스스로 한다. 대본도 아이들 스스로 주제를 정해서 벌써 완성한 상태. 공연 포스터와 안내장, 의상 디자인도 아이들이 직접 그려보고 컨셉을 잡고 있다. 아이들은 주변에서 자기가 상상한 것과 비슷한 것들을 가져와서 소품으로 써본다. 이번 공연 제목은 '먹방 공주와 사악한 마녀'. 연습 동안은 예배당이 궁궐로 변하고, 피아노 의자가 공주의 침대로, 복도가 마녀와 만나는 숲길이 된다. 공간 자체가 아이들이 꿈꾸는 상상 공간이 된다. 마을에서 아이들이 모여 놀았던 소꿉놀이 같다.

꿈바라기 지역아동센터는 매년 마지막에 아이들 선호도 조사를 해서 아이들이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연극동아리도 이런 절차로 아이들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된 것.

이미영 생활복지사는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 하고 싶은 욕구를 스스로 간파해서 결정하는 힘을 기르고자 한다"며 "그랬을 때 성취욕이 높고, 행복감이 크다는 것을 아이들의 행동 변화를 보고 느낀다"고 말한다.

연극 연출을 맡고 있는 장하정(초등4) 학생은 "우리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이렇게 연극으로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해요"라고 말하며 "저도 친구들 의견을 들으려고 노력하고, 친구들도 제 마음을 알아주니까 고맙다"고 말한다.

자율성과 창의성을 모토로 하고 있는 꿈바라기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이 '바라는 꿈'을 실현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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