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방안 못찾고 수년째 방치
상인회 상설시장화 활용 주장

▲ 장날인데도 텅텅 비어있는 오일시장 어물전동 모습.
▲ 장날인데도 텅텅 비어있는 오일시장 어물전동 모습.

해남군이 수억원을 들여 조성한 해남읍 오일시장 어물전동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텅텅 빈 상태로 방치되고 있고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해남군은 고도리 도로변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노점을 없애기 위해 지난 2001년 9억원을 들여 복합상가 개념으로 어물전동과 잡화동, 채소동을 신축했다.

어물전동의 경우 당초 외벽이 있는 폐쇄형으로 만들어졌는데 막혀있어서 손님이 오지 않는다는 상인들 요구에 따라 지은지 3년만에 벽을 모두 허물고 지금의 개방형으로 다시 조성했다.

그렇지만 개방형으로 조성한 이후에도 활성화가 되지 못했고 제 1주차장이 만들어지면서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주차장 부근 도로로 상인들이 몰리면서 오히려 불법 노점 형태로 어물전 상인들이 모두 빠져 나가버렸다.

해남군은 도로쪽으로 나간 상인들을 다시 어물전동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 2014년에 1억원을 들여 다시 시설 현대화에 나섰고 2015년과 지난해에도 2억5000여만원을 들여 방수공사와 전기, 수도공사는 물론 LED등 교체사업까지 추진했지만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장이 서는 날에도 64개 점포가 입주할 수 있게 만들어진 어물전은 젓갈집 두곳만 장사를 하고 있을 뿐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있고 물품이나 오토바이를 보관하는 창고로 쓰이고 있으며 인근 주민과 상인들이 잠시 잠을 자고 윷놀이나 잡담을 나누는 장소로 변질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관리마저 부실해 사람이 다니도록 돼 있는 어물전 옆 통로의 경우 인근 상가건물 상인들이 통로 양쪽에 문을 달고 아예 막아버린채 화장실이나 창고 등 개인용도로 수년째 사용하고 있지만 행정기관에서는 사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오일시장 상가번영회 김광원 회장은 "예산낭비만 한 꼴이 되버린 어물전동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며 "차라리 어물전이라는 이름을 없애고 인근 매일시장 쪽에서 수산물을 팔고 있는 불법 노점상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추가로 먹거리 점포는 물론 활어센터도 만들고 품목도 다양화해서 상설시장화를 통해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남군 관계자는 "주차장 부근 도로에 유동인구가 많고 장사가 잘돼 상인들이 어물전동으로 들어오려 하지 않고 있으며 집단 민원 등 상인들의 반발이 우려돼 강제로 불법 노점을 철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며 "오일시장을 상설시장화하자는 주장도 매일시장에 현재 95억원을 들여 시설을 현대화하고 주차장을 추가로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의 소지가 크고 매일시장 상인회에서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군이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면서 일부에서는 어물전동과 주차장 앞 도로 사이에 있는 건물들을 군이 사들인뒤 철거해서 어물전동으로 손님과 상인들을 끌어들이자는 주장에서부터 주차장 앞 도로에 군내버스가 다니도록 해 자연스럽게 불법노점을 없애자는 주장과 함께 군에서 추진했다 중단한 작은 영화관 부지로 어물전동 자리를 활용하자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남군이 방안이 없다고만 하지 말고 해당 상인회와 지역주민 그리고 외부 전문가 등을 통해 이를 공론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적절한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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