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13지방선거를 겨냥하여 자천타천으로 여러 사람들이 출마를 모색하고 있다. 정치판에서는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면 원숭이이지만 정치인이 선거에서 떨어지면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선거에서 당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낙선하면 정치생명이 끝난다는 것을 염두하고 출마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선거에서 당선은 개인의 영달이지만 낙선은 수치가 된다. 선거의 당락은 영달과 수치라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낙선한 출마자는 선거에 관한 모든 것을 후회한다. 끝없는 후회와 함께 풍찬노숙(風餐露宿)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선거비용은 출마자 누구에게나 재정적으로 부담이 된다. 명예 잃고 돈 떨어지고 사람 바보가 되는 것이 선거 낙선이다. 현직 낙선의 경우는 권력의 단맛을 보려고 모여들었던 불나방 같은 주변 사람이 다 떠난다.

선거에서 발생하는 패배는 아름답지 않다. 낙선자는 이 세상 가운데 홀로 남겨지게 되는 것이다. 선거에서 낙선한 정치인의 비참한 말로는 비정한 정치판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정치권력은 풀잎에 맺힌 이슬과 같아서 한번 땅으로 떨어져버리면 다시 맺히는데 긴 밤 추위와 고통에 떨어야만 다음날 아침 다시 맺히는 기회가 온다.

우리 해남군 선거풍토는 매우 후진적이다. 자질 검증 없이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으면 바로 당선되는 등식이었다. 자질부족한 당선자가 세금만 축내다가 비리를 저질러 감옥에나 가면서 지역발전을 저해하여 왔다. 앞으로 이 문제는 복수정당 체제가 되었으므로 여러 정당이 경쟁하면서 더 좋은 후보자를 공천할 것이므로 많이 해소되리라 본다. 1당 야당 독제체제에서 건전한 여야 경쟁체제가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공무원 퇴직하고 할 일이 없어서 군의원에 도전하고, 돈 좀 벌었다고 군의원 출마하고 있는 인사가 많다. 군의원 한번 했다고 도의원에 도전하고, 군의원 여러 번 했다고, 도의원 했다고 군수에 도전하는 것이 해남군의 정치 관행이 되고 있다. 자질 부족한 인물의 지자체장 공천과 당선, 새로운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자의 당선으로 주민자치가 퇴보하고 지역발전이 늦어지고 있다. 수준 미달한 자의 당선을 막는 것이 내년 선거에서 최우선 주의사항이다.

출마자는 중앙정치이든지 지방자치이든지 시대적 사명과 목표를 가지고 해야 한다. 내년 선거 도전자는 왜 군의원이 되고자 하는지, 내가 군수가 되면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목표와 사명을 밝히고 당선되면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지방자치는 시대적 사명을 완수해야하는 책임자치가 되어야 한다. 지역발전에 절실한 정책과 사업을 나름대로 충분히 연구하고 공부하며 그 분야 전문가로서 경력과 경험을 쌓아서 성공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주민 생활 자치이다. 지방의회는 조례 제정·행정사무감사·예산 편성 및 집행에 대한 집행부 감사를 통하여 주민생활의 개혁과 개선을 해야 한다. 집행부인 지방자치단체는 우리 지역의 소득증대와 지역경쟁력을 배양하고, 지방의원들은 지자체에게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고 감시해야 한다. 내년 선거는 이러한 숭고한 지방자치를 담당할 심부름꾼을 뽑는 지역축제가 되어야 한다.

내년 지방자치선거에 대비하여 각 정당은 정치지망자에 대한 소양교육을 통해 정치 인재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지역위원회가 지역문제를 현장 탐사하는 행사를 펼치면서 활성화되어야 한다. 지역위원회의 활성화는 중앙당에서 내리 꽂는 공천을 막고 상향식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 신진과 현역의 치열한 경쟁, 복수정당의 경쟁을 통하여 우수한 인재가 주민자치의 진정한 심부름꾼으로 선출될 때 우리 해남지역 발전이 앞당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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