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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족 엘레지
배충진 편집국장  |  cj-bae@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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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4  1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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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은 세워진 한국, 중국, 베트남에서는 인재를 등용하기 위한 과거제가 널리 시행되었다. 같은 동북아권 국가이지만 왕권이 상대적으로 허약했던 일본에서는 과거제도가 정착하지 못했다.

958년 고려광종 때 귀화관료인 쌍기(雙冀)의 건의를 받아들여 처음 과거제도가 실시되고 조선 말기 갑오개혁시 폐지된 이후에도 사법·행정·입법고시를 통해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명맥을 이어왔다. 과거제도의 원조인 중국도 원 지배기인 13~14세기에는 과거제도의 명맥이 한때 끊긴 적이 있기 때문에 조선시대에 성리학을 바탕으로 한 통치이념이 굳건히 뿌리내린 우리나라가 유교제례와 과거제도에 있어서 만큼은 독보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방안으로 하반기에 공무원 1만 2천명 추가채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시촌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그렇다 보니 대학재학생과 취업준비생 외에도 직장인,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이 최우선 목표였던 고등학생들 까지도 공시족 대열에 편입하고 있다.

이런 세태를 보고 모험이나 도전보다는 안정지향 젊은 세대와 우수인재의 공직쏠림 현상, 작년 한해 총 30만 5천명이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지만 1.8%인 5천 372명만이 통과한 좁은 합격관문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위험수준에 달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러나 한국청년들이 공시족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은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선택' 이라고 믿기때문 일 것이다.

첫째 일단 응시기회가 일반기업은 30대가 넘어서면 서류전형 조차도 통과하기 어려운데 공무원은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고 구조조정에 내몰린 4,50대도 공시족이 되어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보장' 때문이다.

둘째 공시관문을 통과하면 60세 까지 고용이 보장되는 '고용안정성'이 타 직종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셋째 일부기업에서 신입사원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되어 세상이 떠들썩했는데 공무원은 퇴직 후에도 재직경험을 살릴 수 있는 '재취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81만개 공공일자리 확충이 정확한 공직시스템 진단과 직무분석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오히려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과 고령화, 저출산 사회변화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공직사회 개혁과 구조조정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공시청년들에게 '한숨과 슬픔의 엘레지'가 아닌 '환희의 송가'가 될 수 있도록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산업육성을 통해 장기적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노동조건 개선을 통해서 중소기업에서 공시족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북학의"를 저술한 박제가는 과거제도에 대하여 이렇게 비판했다. "지금 국가에서는 시속의 글 솜씨로 인재를 뽑고 있다. 각종 이권(利權)과 녹봉(祿俸)이 이것에 달렸고, 성공과 명예가 이것으로부터 나온다. 이 세상에 태어나 이 길이 아니면 더불어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대학 졸업반 신은아, 그리고 또래 친구들아 너희도 세상이 이렇다고만 생각하지는 않겠지. 세상은 넓고, 찾아보면 세상 구석구석에는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이 많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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