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공급·요금 감면 등 대책 필요
배수지 공사 완료 수압 안정 기대

여름철 물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또 다시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늘어나는 등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정식으로 조례에 정해진 수도요금을 납부하고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깨끗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는 주민들은 녹물에 의해 피해를 입을 뿐만 아니라 부당한 요금까지 납부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수돗물 녹물 피해는 매년 반복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생수 공급, 수도요금 감면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남읍 부호마을에서는 1주일에 한번 이상 수돗물에서 녹물이 발생한다고 한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여름철만 되면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와 식수로 사용할 수조차 없고 빨래를 해도 노랗게 돼 다시 빨아야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부호마을은 상수도가 연결된 가장 끝마을인 관말지역으로 수돗물에 이물질이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있을 수밖에 없다.

주민들은 "수돗물에서 녹물이 발생하면 생활을 못할 뿐만 아니라 녹물을 빼내기 위해 물을 틀어놓으면서 이에 대한 수도요금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며 "군에 아무리 민원을 넣어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다보니 군이 수도요금을 받기 위해서는 이물질 제거 장치 등 정수설치를 해 깨끗한 수돗물이 공급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한 녹물이 발생했다는 민원이 접수되면 소화전에서 물을 빼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각 가정에 생수를 공급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3일과 4일에도 읍 수성리 가정집과 구교리 아파트 등에서도 녹물이 발생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주민들은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옴에 따라 음용수로 사용하지 못하고 씻기도 꺼림칙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한 수돗물을 사용해 음식을 할 수도 없고, 빨래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정당히 요금을 내고 물을 사용함에도 깨끗한 물을 공급해주지 않는 것은 군의 직무유기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녹물 발생 현상이 매년 반복되면서 주민들은 상수도에 대한 불신까지 쌓여가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도 해남읍 32개 마을에서 녹물이 발생해 250여건의 민원이 발생했었다.

현재 녹물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름철 해남읍지역 물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물의 수압이 평소보다 강해져 상수도관 안에 쌓여있던 녹이 수압에 쓸려 나왔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읍으로 상수도를 공급하는 500m관은 지난 1980년대 준공된 것으로 노후화로 인해 상수도 안쪽이 녹슬고 부식된 상태다.

해남군에 따르면 1일 생산량은 7000여톤인데 반해 최근 사용량이 8000여톤으로 늘어나 유속이 변하면서 또 다시 녹물이 발생하고 있다.

군은 최근 광역상수도가 공급되기 시작한 가운데 광역상수도의 압이 강해 관동에 배수지를 조성해 압을 낮춰 읍내 각 가정에 공급하는 배수지 공사가 지난 6월 30일 완공되면서 지난 5일부터 통수를 시작함에 따라 물 공급량이 크게 늘어나 유속의 변화가 앞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 녹물 발생이 예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배수지 공사가 완공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각 가정에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후에도 녹물이 발생한다면 정수시설 설치 등 대책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수도관이 40여년 지나 노후 되면서 부식이 심한 것이 근본원인인 만큼 노후 수도관 교체가 시급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 군은 환경부의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 1차 심사를 통과했지만 아직까지 사업이 확정되지 않고 있으며 사업이 확정되더라도 실시설계 등 관련 절차로 교체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만큼 녹물이 발생한 가정에 대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지원과 대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

한편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에 선정되면 군은 오는 2018년부터 4년간 국비 169억원을 지원받게 되며, 군비 등 339억원의 예산을 들여 해남읍을 비롯한 황산, 산이, 북평, 북일, 화원, 송지, 마산, 문내 등 9개 읍면지역 노후 상수관로 105㎞를 교체하게 돼 노후관으로 인해 녹물 발생을 없앨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수율도 58%에 불과했던 것을 85%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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