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하(해남향교 전교)

 
 

우리는 흔히 한창 더위를 삼복(三伏) 더위라 한다. 다음주 12일이 초복이니 아직 초복이 오기도 전에 농민들의 가슴을 타들어 가게 하는 가뭄에다 숨이 막힐 정도의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삼복이란 초복·중복·말복을 말한다. 그렇다면 삼복의 기원은 언제일까? 사마천(司馬遷)의 사기에 초복에 개로서 고(蠱)를 제어 했다(初伏以狗禦蠱)는 기록이 처음 보인다. 고(蠱)는 한문 해석으로 독(毒)이다.

무더운 여름철에 독은 무엇이겠는가? 당시로서는 일사병, 열사병 등일 것이다. 특별한 영양식이나 특효약이 없는 그 시대에 그 병을 다스릴 수 있는 처방이었을 것이다. 흔히 3복(초복·중복·말복)은 소서(양 7월 7일경)부터 처서(양 8월 23일) 무렵에 든다.

이 구분은 십 간지(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중에 경(庚)일 만이 복(伏)이 들 자격이 있다.

구체적으로 하지(양 6월 21일 전후)부터 세 번째 경일이 초복이고, 네 번째 경일이 중복 이다. 그리고 입추(8월 7일 전후)후 첫 번째 경일이 말복이다. 바꿔 말하면 3경일 이라고 한다. 여기서 반드시 주목할 것이 하지부터 다섯 번째 경일이 말복이 아니라 입추 후 첫 번째 경일이 말복이라는 것이다.

중복과 말복 사이의 기간이 10일이면 매복(每伏)이라 하고, 입추부터 첫 경일(庚日)이 중복 후 20일이 차이가 나면 월복(越伏)이라 한다.

2017년은 초복이 7월 12일, 중복이 7월 22일, 말복이 8월 11일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차이이므로 월복에 해당된다. 우리는 여기서 더러 착각하고 있는 분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24절기가 대부분 사람들이 음력 절기로 생각하고 있음이다. 그러나 24절기는 분명히 태양력법에 의해 계산된 절기임을 알아야 한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것을 공전이라고 하고 그 공전하는 길을 황도(黃道)라고 한다. 그 황도를 24등분 한 것이 24절기이다. 그러므로 1년 365일 중 15일마다 한번씩 들어 있는 것이 24절기이다.

예를 들어 춘분(3월 20일 전후)을 시작으로 3개월 간격으로 하지, 추분, 동지가 6월, 9월, 12월의 21일을 전후해서 정해진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서양인이 사용해온 태양력법을 이미 계산하고 다만 농경 사회에서 농업과 어업에 가장 적합한 태음력을 실용했음을 알 수 있다.

더위를 다스리기 위해 견공을 제물로 삼아야 했던 안타까움도 있지만 이 무더위에 무엇을 잡수든지 건강한 여름을 보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