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나서서 차별 서열 조장 비판
조례 개정 등 선정기준 보완해야

해남군이 운영하고 있는 장학기금사업이 고등학교의 경우 특정학교와 성적우수자들에게 편중되고 있어 행정기관이 나서서 차별과 학교 서열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해남군은 장학사업 기금 조성 및 운영조례에 따라 지난해 해남에 있는 4개 고등학교에 장학금과 교육지원, 동아리 활동과 진학 지도, 운동부와 행사 지원 등으로 6억여원의 장학사업기금을 지원했다.

이가운데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장학금은 11개 분야 3억5000여만원인데 상당수 분야에서 아예 조례로 특정학교와 대상자를 명시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명문고 육성장학금이라는 명목으로 성적최우수 장학금과 성적우수 장학금, 희망장학금은 모두 해남고 학생들에게만 지급하도록 못을 박았고 각각 33명과 20명, 30명까지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에 해남공고는 명문고 육성 장학금 중 기능영재 장학금이라는 항목으로 20명이 장학금을 받도록 했다.

송지고와 화원고는 해남미래 인재육성 장학금 분야 가운데 관내고교 성적우수장학금 항목으로 각각 3명에게 장학금을 주도록 했다.

이렇게 차이를 두다보니 지난해의 경우 해남고에서는 83명에게 1억4000만원의 장학금이 주어진 반면 해남공고에서는 20명에 2000만원, 송지고는 3명에 180만원, 화원고도 3명에 180만원이 주어졌다.

군민 세금은 물론 기업이나 독지가들의 출연금 그리고 기금 이자수입 등으로 장학사업을 하면서 특정학교에 몰아주고 있는 셈이다.

또 이들 장학금 대부분이 성적 상위 5% 이내나 11% 이내로 제한하고 있어 성적우수자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학교를 특정치 않고 지급되는 장학금도 우수대학 입학장학금이나 우수인재 대학생 장학금, 글로벌리더 장학금으로 서울대와 연고대 입학생이나 외국 우수 대학 입학생, 그리고 대학교 평균 성적이 B학점 이상인 학생으로 제한하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해남군 장학사업 기금 조성 및 운용 조례가 애초에 해남고를 명문학교로 육성하고 우수학생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조례였고 장학금을 포함해 전체 장학사업을 기준으로 학교에 지원되는 돈은 해남고와 해남공고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체 장학사업을 비교해봐도 해남고가 42%, 해남공고가 29%, 화원고가 18%, 송지고가 11%로 큰 차이를 보여 학교별 특성과 장점을 고려해 편중 없이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농촌 특성상 성적우수자도 중요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더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교조 해남지회 조원천 지회장은 "행정기관이 나서서 차별과 학교서열화를 조장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며 성적우수자들의 경우 학교에서도 여러 혜택을 보고 있는 만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이나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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