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비리 후보검증 어느때보다 중요
'민주당=당선' 등식 유지될지 관심

 
 

내년 6월 13일 치러지는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무주공산인 해남군수 자리를 두고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내년 선거는 다당 구조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동안 민주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된다는 해남지역 선거 등식이 계속해 유지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역대 3명의 해남군수가 비리 혐의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 받아 군수직을 상실했던 만큼 군민들의 후보검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내년에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민주당 대 국민의당 간의 선거전이 예측되고 있다. 사실상 지역 정치권은 지난 5월 대선 이후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지난 대선으로 압승해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과 지난해 실시된 총선에서 호남 돌풍으로 호남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국민의당' 간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오랫동안 지역의 정당으로 탄탄한 기반을 다져온 민주당의 수성이냐, 와신상담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는 국민의당의 반격이냐에 내년 지방선거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출마 예정자들은 어느 당에 줄을 설 것인지 고심에 빠져 있기도 하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내년 지방선거 민주당 군수 후보군으로는 이길운 현 군의원, 김석원 전 도의원, 윤재갑 전 해군 군수사령관, 양재승 전 해남부군수 등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3선의 이길운 군의원은 지역구의 탄탄한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군수선거에 출마할 뜻을 내비쳐왔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데 앞장선 공로로 1등급 표창을 받기도 해 당의 기여도도 높다. 김석원 전 도의원은 해남군통합체육회 상임부회장, 해남·완도·진도 범죄피해지원센터 이사장 등 해남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나서며 군수선거 때마다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윤재갑 전 사령관도 지난 총선에 출마했다가 당시 윤영일 후보와 단일화 하는 등 정치에 뜻을 품고 있어 출마예정자로 거론되고 있다. 양재승 전 부군수도 군수 출마를 위해 공로연수를 가지 않고 퇴임을 결정해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 도의원 보궐선거에서 석패했던 터라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 후보군으로는 명현관 현 도의원, 김병욱 전 도의원, 윤광국 전 한국감정원 호남지역본부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2선의 명현관 도의원은 전반기 도의장을 맡아 지역의 현안을 챙겨왔으며 군수 출마의 뜻을 내비쳐와 출마가 유력시 되고 있다. 또한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철환 전 군수와 양자대결을 벌였던 김병욱 전 도의원과 민주당 공천에서 경합했던 윤광국 전 호남지역본부장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자천타천으로 서해근 군의원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집권여당·정부요직 강점
국민의당, 민심 다독여 반전 꾀해

현역 도·군의원들의 군수선거 출마가 점쳐지면서 역시 무주공산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일부 도의원, 군의원 선거구는 정치 신인들 간의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재선에 도전하는 현역 도·군의원들은 선거가 4년간의 의정활동을 평가받는 자리인 만큼 지지자 결집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몇몇 군의원들은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뜻을 내비치고 있어 출마를 고심하는 출마 예정자들도 많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인 만큼 어느 계기로 출마를 선언할지 몰라 도의원, 군의원 후보군은 좀 더 시간이 지나야 구체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1년여 앞두고 현재 민주당의 분위기가 국민의당을 앞선 상황이다. 민주당은 대선 승리로 집권여당이 됐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해남 대흥사와의 인연 등으로 당의 분위기가 한층 고조돼 있다. 여기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전라남도 도지사에 당선된 이낙연 지사가 국무총리에 취임했으며, 민주당 해남·완도·진도지역위원장인 김영록 전 국회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내정되는 등 해남과 인연이 깊은 민주당 인사들이 정부의 주요 요직에 앉거나 앉을 것으로 예상돼 재정자립도가 낮아 중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해남군의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로서의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첫 평가가 되는 만큼 민주당도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난해 실시된 제20대 총선과 지난 4·12 전남도의원 보궐선거에서 연달아 승리하면서 분위기가 한껏 치솟았던 국민의당은 지난 대선 패배로 당의 분위기가 주춤한 실정이다.

하지만 현역 국회의원의 입지 등을 발판삼아 내년 선거에서 반전을 꾀하기 위해 민심을 다독이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의당이 어떤 입장과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표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보니 현재 정부의 인사와 추경안 처리 등에서 국민의당의 캐스팅보트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호남에서 패배할 경우 지지기반이 흔들려 당의 운명까지 결정지을 수 있는 만큼 역시 호남 재탈환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내년 지방선거는 민주당 소속 해남군수들의 잇따른 비리혐의로 인해 발생한 군수공백에 대한 책임을 묻는 표심이 얼마큼 작용할 지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해남지역은 그동안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돼 있었다. 지역정당인 민주당이 독식해온 구조로 본선거 승리보다 민주당내 공천 받기가 더 어렵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해남군수 역대 선거를 살펴보면 대부분 민주당 대 무소속 간의 양자대결로 치러졌으며 대부분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지금까지 6차례의 치러진 지방선거, 2차례의 해남군수보궐선거 중 2대 지방선거만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이 승리한 것이다. <표>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민선 6기를 맞고 있다. 지난 1995년 제1대 지방동시선거(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민선 1기 군수가 선출된 이후 6차례의 전국지방동시선거가 실시됐다. 하지만 해남군은 2차례의 보궐선거로 8번의 군수 선거가 실시됐다. 이렇다보니 보궐선거군이라는 오명도 받고 있다.

군수 8번 선거 5명 선출 3명 구속
보궐선거 오명 이미지 벗어야

모두 8차례의 선거에서 총 5명의 군수가 선출됐지만 이중 3명의 군수가 비리혐의로 구속돼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민선 3기는 순항하지 못했다. 당시 재선에 성공한 민 군수가 임기도중인 지난 2004년 전남도지사 선거에 도전하기 위해 군수직을 사퇴해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군수직 사퇴로 인해 실시된 해남군수 보궐선거에서 박희현 군수가 당선돼 민선 3기 남은 임기를 마쳤다.

박희현 군수가 재선에 성공해 민선 4기 수장까지 맡게 됐지만 군청 직원들의 인사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으면서 군수공백이 발생해 2007년 10월 군수직을 사퇴했다. 이후 실시된 해남군수 보궐선거에서 김충식 군수가 당선돼 민선 4기 남은 임기를 수행했다. 당시 김충식 군수는 군정을 원만히 수행해내며 재선이 유력시 됐지만 공사와 관련해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가 들어나 김 군수 역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군수직을 사퇴했다.

민선 5기는 해남군수의 무주공산 속에 선거가 치러져 박철환 군수가 당선돼 4년의 임기를 마쳤다. 재선에 성공해 민선 6기 수장까지 맡게 된 박 군수는 인사비리 혐의가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공방 끝에 사실로 드러나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받아 군수직이 박탈됐다. <표>

 
 

내년 지방선거는 혼탁·과열선거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지역주민들의 철저한 후보검증을 통해 현명한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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