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옥(해남공고 교사)

 
 

정권이 바뀌고 나니 숨통이 터져 살 것 같고 어디 술자리에도 새로운 활기가 일어나는 것을 느낀다. 중앙 정부의 흐름과 시기가 맞아 떨어진 해남군의 유영걸 군수 권한대행체제도 새로운 도약을 향한 걸음이 느껴진다.

자치단체는 거대한 조직이다. 거대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조직의 구조와 장단점에 대한 진단이 가장 먼저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컨설팅 전문가의 세밀한 조직진단이 필요하다. 간단하거나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의 문제를 찾는 일은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라도 우선해야하는 중요한 일이다. 활력과 생산성이 떨어진 조직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일이다.

조직내의 문제는 내부자가 가장 잘 알면서도 가장 잘모른다. 내부자의 관점은 경험의 바탕위에 있지만 관습과 이기적 욕심, 부분의 눈에 한정될 수 있다.

제삼자에게 훤히 보이는 문제를 내부자는 못 보거나 말하지 못한다. 주변 인간관계 등으로 개혁의 엄두를 못내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하다보니 변화가 적은쪽으로 행동한다. 그래서 변화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 위에 처방이 나오는 것이고 제대로 된 처방 위에서 새로운 활력이 나올 수 있다. 무슨 청렴 운동이니, 혁신 운동이니 하는 구호만 많은 운동들은 특정인들이 배후에서 벌이는 정치적 선전과 홍보용일뿐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유영걸 군수권한대행이 행한 군의 조직진단과 이에 따른 조직 개편은 기대를 갖게한다.

기업 내에서 조직 진단 이후 이루어지는 조직 개편은 기존의 부서체제에서 업무 중심의 팀으로 바꾸어나가는 것이 대체적인 흐름이다. 효과도 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팀별 체제의 효과를 살리기 위해선 팀에 정확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선결조건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발상이 아래로부터 막힘없이 올라갈 수 있게 구조를 열어놓는데서 활력과 새로움은 나올 수 있다.

물론 부여한 권한 만큼 잘못된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게 한다.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서만 움직여왔던 공무원 조직에서 팀별 조직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는 미지수이긴 하다. 그래도 새로운 관점으로 일을 재편하고 창의성과 적극성을 살리는 기본틀을 담아내는 그릇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팀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인구정책팀, 세외수입팀, 감염병관리팀, 수산물유통지원팀, 해양개발팀, 어업개발팀. 이름만으로도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고 업무의 영역이 실제적으로 세밀하게 나뉘어졌음을 느끼게 한다.

기존 정치인 출신의 군수들은 빠른 성과를 내야만 차기에 당선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성급함과 전시용 사업에 현혹되기 쉬웠다. 정치인 출신이 아닌 권한대행에게 더 기대를 갖는 이유다. 조급하지 않기 바란다. 인구정책팀이 뾰족한 대안을 내놓는다고 해남의 인구가 불어나긴 어렵다. 인구를 늘리는 문제는 세계적으로도 풀기가 쉽지 않은 난제인데 출산장려금 지급만 내세워 외형적 수치만 높이는 한심한 일은 없어야 한다.

앞으로는 벌어들이나 뒤로는 밑지는 장사를 벌이는 그런 우만 범하지 않아도 새로운 길은 조금씩 찾아질 것이다. 물들어올 때 노 젖는다고 했다. 중앙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을 잘 파고들면 새로운 틈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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