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공업고등학교 연극동아리
극단 미암 창작연극 '강강술래'

▲ 해남공업고등학교 연극동아리가 극단 미암 창작연극 '강강술래'를 연습하고 있다.
▲ 해남공업고등학교 연극동아리가 극단 미암 창작연극 '강강술래'를 연습하고 있다.

"시상이 변했어도 지킬 건 지키고 사는거여, 사람이든 강강술래든"

쑥스러움 많은 여고생 강나현 양이 연극 연습이 시작되자 찰진 사투리를 구사하는 강강술래 전수자 차점순 씨로 변신한다. 전통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던 장대,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는 가을이도 차례차례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해남공업고등학교 연극동아리가 무대에서 선보일 극중 인물들이다.

해남공업고등학교 연극동아리가 극단 미암(대표 고유경)이 해남의 대표 전통놀이인 강강술래를 주제로 만든 창작연극 '강강술래'로 제27회 전남청소년연극제에 참가한다.

'강강술래' 극은 지난해 극단 미암이 강강술래를 보존하고 전수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을 담아 제작한 것으로 우수영강강술래보존회 차양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와 김점심 사무국장을 통해 실제 이야기를 반영했다.

극의 주인공은 우수영에서 한평생을 살아오며 오래된 한옥과 강강술래를 지키던 차점순 씨다. 차점순 씨는 울돌목밴드 리더를 맡았다가 음반에 실패해 고향집을 팔고자 한 아들 장대와 갈등을 겪던 중 강강술래로 논문을 준비 중인 가을이를 만난다. 가을이는 전통의 가치와 소중함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주었고, 장대가 강강술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반을 내면서 화해하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지역 전통문화유산인 강강술래, 다문화 결혼이주여성이 강강술래에 참여하는 과정 등으로 해남 현 상황을 고스란히 녹여낸 로컬 연극을 청소년들이 연기해 더욱 큰 의미를 주고 있다.

지난 2013년 구성된 해남공고 연극동아리는 1~2학년 학생 20여명이 모여 고유경 강사의 지도 아래 연극 연습을 해오고 있다.

연극동아리에게 공식적으로 주어진 연습 시간은 주1회 동아리 활동 시간이 전부다. 하지만 학생들은 보다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방과 후 시간이나 주말에 자발적으로 모여 연극 연습을 진행해왔다. 특히 올해는 담당 교사와 연습 장소가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연극을 하기 위해 학생들이 힘을 모아 담당 교사를 섭외하고 장소를 마련하는 등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가을이 역을 맡은 강민승 양은 "연극동아리 활동으로 처음 연극을 하게 돼 부끄러웠지만 서로 대사를 주고받으며 자신감이 생겼다"며 "해남 강강술래와 전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해남공고 연극동아리는 오는 21일 광양에서 열리는 전남 청소년 연극제에 참여할 예정이다.

고유경 강사는 "지역 소재의 작품을 청소년이 연극한다는 점에서 세대간 화합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특히 연극 활동은 청소년들이 상대방과 교류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이다"고 말했다.

한편 극단 미암 회원들의 강강술래 공연은 오는 23일 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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