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일본대사를 지낸 무토 마사토시 (武藤正敏)가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길 잘했다 (韓國人に生まれなくてよかった)' 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그 책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칭하면서 한국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친북반일(親北反日)의 문재인 대통령을 새 대통령으로 선출한 것은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한국인 특유의 좋지 않은 기질이 발현된 것이라는 취지의 망언을 늘어 놓았다.

그는 올해 2월에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 기고에서도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이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가혹한 경쟁사회이다. 대학 입시전쟁, 취업난, 결혼난, 노후불안, OECD에서 가장 높은 자살율…. 거기에 남성이 시달림을 받는 사회이다(여성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남성에게는 서글픈 현실)" 이라면서 각종 국내 현안문제에 대한 비판적 설명을 하고 있다.

또 한 예로 일본대사관에서 전화교환과 안내 업무를 맡을 직원1명을 뽑는데 30명이 응모했다. 모두 영어와 일본어도 가능했지만 한국의 이름 없는 중소기업보다는 일본대사관에서 일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한국인은 허세가 심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경쟁사회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쳐도 보상이 없는 것에 대한 불만. 이 불만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향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일관계를 개선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 불똥이 일본에게 튀었다. 역사문제나 정치문제를 제외하면 한국인의 대일감정은 결코 나쁘지 않다"고 적고 있다.

자신이 근무했던 상대국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도 그렇지만 새롭게 선출된 상대국 국가원수에 대한 외눈박이식 비판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다. 옹자배기 같은 아베의 행태에는 입 다물면서 오가리 같은 이웃나라의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자가당착이다.

우리사회 내부에서도 '헬조선'이라는 자조적 표현이 넘쳐나고 있다. 그래도 한국이 일본보다 희망적인 이유는 한국은 민중의 역량이 살아 있는 변화에너지가 차고 넘치는 역동적인 사회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촛불혁명은 인권과 민주주의 표상으로 더디지만 우리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일본사회는 사회적 분위기(場の空氣)에 의해 화합을 깨뜨리지 않으려 비판이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정체된 사회이다. 아베의 잘못된 리더쉽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둘째, 일본은 "해가 떠오르는 나라" 에서 "해가 지는 석양의 나라"로 접어 들었다. 본격적으로 인구감소 시대에 접어들었고 세계에서 유래없는 고령화와 함께 경제는 아베노믹스의 반짝 반등에도 불구하고 추세로는 지속적인 침체기에 들어서 있다. 중국의 성장과 주변국의 괄목상대는 일본인의 유능함과 무사도 정신 등의 우월의식에 상처를 내고 있다. 아시아 맹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는 불안감이 작용하면서 탈출구로서 이지메적 혐한론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남북한이 대화와 통일의 길에 접어들 경우 새로운 인류역사의 출발점이 된다. 대륙과 해양을 잇는 열린 공간으로 극적인 전환될 수 있는 미래, 도전의 기회가 우리가 어둠속에서 희망을 보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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