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당 선생 설립 시당장학회
며느리가 이어받아 37회째

시아버지가 설립하고 이어서 남편이 운영해온 장학회를 며느리가 다시 이어받아 계속 운영에 나서고 있어 훈훈함을 주고 있다.

올해 87살인 고영숙 여사(서울)는 시아버지인 시당 박장수 선생과 남편 박동희 선생이 2대째 35년 동안 운영해온 시당 장학회를 이어받아 지난해 36회 장학증서를 수여했고 올 연말에도 37회 장학금 수여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당 장학회는 서예가이자 한시 작가였던 고 시당 박장수(화산 월호리) 선생이 내고장 인재를 육성하고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취지로 지난 1980년 개인 서예전을 열어 마련한 수익금과 사재를 보태 5000만원으로 설립한 장학회다.

해마다 해남군내 중·고등학교에서 각각 1명 이상씩 학생을 선정해 장학금을 주고 있는데 지금까지 900여명의 학생에게 1억7000여만원이 지급됐다.

장학회를 운영해온 박장수 선생이 92년에 그리고 장남인 박동희 선생이 지난해 별세했지만 고영숙 여사는 시아버지와 남편의 뜻을 그대로 이어받아 본인이 살아있는 한 장학회를 계속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고영숙 여사는 "시아버지와 남편이 평생을 바쳐온 소중한 뜻이고 그동안 함께 했기에 이제 내가 그 뜻을 그대로 지키며 이어나가는 것일 뿐이다"며 "은행 이자도 시원찮아 장학회를 운영하는 것이 만만치 않지만 책임감과 함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 여사는 또 "다리가 안좋아 지팡이에 의지하는 상황이라 지난해에는 연말에 장학금을 송금만 했는데 장남(60)이 이어받아 앞으로 3대가 장학회를 운영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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