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은영(한울남도 아이쿱생협 이사장)

 
 

내 아이가 어린이집 다닐 때는 어린이집 차량사고나 선생님들의 학대 뉴스에 마음이 쿵 내려안더니, 초등학생이 되니 왕따나 폭력문제에 마음을 쓸어내리게 되었다. 아이가 자라남에 따라 내 관심과 걱정의 방향이 변하고 있다. 아이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같다.

얼마 전 아는 아이엄마로부터 자기 아이 학교 급식에서는 염소계(일명 락스) 소독제를 1차 농산물 세척에 사용한다는 심각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몇 년전 유명한 요리연구가가 락스에 세척해서 안전(?)하게 먹으라는 광고를 TV에서 본적이 있다. 진짜 안전할까?

학교 급식에 사용되는 염소계 살균소독제, 일명 락스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이다.

이 물질로 소독하고 난 후 트리할로메탄이나 클로로폼과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발암성 부산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2007년부터 식약청에서는 법을 개정하여 차아염소산수, 오존수, 이산화수등과 같은 다른 종류의 소독제로 소독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교육부에서도 2010년 학교급식 위생관리지침에서 식약청이 고시한 내용으로 개정했다.

하지만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제조장비의 가격, 소독수의 소독력 유지시간 등을 이유로 염소계 소독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2009년에 이어 2014년 경기도에서도 락스 소독 논란이 있었다. 경기도에서는 1967개학교를 조사했는데 그중 95.7%인 1883개 학교가 시중에서 파는 다양한 종류의 락스를 희석해서 사용하고 있었고. 또 기준치(100ppm)의 3배 이상을 희석하여 사용하는 학교도 있었다.

염소계 소독제를 쓴다고 당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락스는 좋은 세균과 나쁜 세균을 다 죽이기 때문에 친환경 급식을 하는 의미가 없을뿐더러 몸 안에 축적되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내 아이가 다니는 작은 학교의 영양사 선생님께 여쭤 보았다. 다행히 염소계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세척하고 있단다.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그리고 학교 급식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꼼꼼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 급식이 어떻게 취급되고 조리되어 나오는지 한번 점검해 보면 좋겠다. 학교는 우리들에게 아이들 급식이 어떤 과정을 통해 나오는지 학교급식관리 지침을 1년에 한번이라도 알려주면 좋겠다. 아이가 건강한 음식을 먹고 다닌다고 믿고 보낼 수 있는 학교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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