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계약재배 포기 예상돼
피해 원인 드러나지 않아

▲ 양배추에 꽃대현상이 일어나 결구가 이뤄지지 않고 꽃이 피었다.
▲ 양배추에 꽃대현상이 일어나 결구가 이뤄지지 않고 꽃이 피었다.
 
 

수확을 앞둔 양배추가 꽃대가 올라와 결구가 되지 않고 꽃이 피는 등 상품성이 떨어져 수확을 하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피해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어떠한 이유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는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양배추 재배 농가에 따르면 "대부분의 양배추 밭에서 꽃이 피는 등 추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꽃이 피지 않는 것들도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보이지만 잘라서 속을 보면 이미 꽃이 피려고 하고 있어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양배추 농사를 지으면서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라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겠다"며 "밭 전체에서 꽃이 피고 있어 계약재배한 상인들이 수확해 가지도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군과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16일 문내, 황산 등 현장을 둘러보고 피해상황을 확인했다. 올해 군의 양배추 재배면적은 147.5ha로 이중 70ha의 면적에서 추대현상이 발견됐다.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면 피해면적이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추대현상의 원인으로 기온차, 이른 육묘 및 정식시기, 종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확실한 피해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양배추의 추대현상이 일어난 것은 이론적으로 저온에 의해서 꽃눈이 분화되고 그 후 고온에 의해서 꽃대가 자라기 시작한다.

기상청 홈페이지에 제공되는 해남지역 기온을 살펴보면 3월부터 5월까지 일부 구간에서 평년보다 최고기온이 높고 최저기온이 낮은 구간이 발견되긴 하지만 평균을 살펴보면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아 기온을 원인으로 확정할 수 없다는 상황이다.

양배추는 보통 1월 말에서 2월 중에 정식을 하는데 2월 하순에 정식한 포전에서도 추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 대부분이 일본종자인 오가네품종을 사용하고 있지만 일부 국내종자인 대박나품종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A 농민은 "해남 뿐만 아니라 인근 진도도 그렇고 충청도 등 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며 "결구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물을 줘봤자 꽃이 더 필 것 같아 물주는 것도 멈춰버렸다"고 말했다.

양배추는 대부분의 면적이 상인과의 계약재배로 추대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양배추의 상품성이 떨어져 일부포전에는 상인이 수확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상인과의 계약재배로 평균 평당 6000원에 계약을 한 농민들은 약 50%의 금액을 계약금으로 우선 받은 상태다. 수확일이 다가오면 나머지 잔금을 상인에게 받지만 수확을 포기하면 계약이 파기돼 나머지 잔금을 받지 못하고 양배추마저 수확되지 않아 농민들의 고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계약재배를 한 상인들이 상품성이 떨어져 양배추 수확을 하지 못하니 계약금을 돌려 달라 요구하게 되면 상인과 농민의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군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등에 전문가 파견을 요청한 상태다"며 "다음주 중이면 정확한 피해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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